부산 연고 태광그룹, 창업주 탄생 100주년 지역 행사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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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고기업인 태광그룹이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적 제작과 국제학술대회 등 대대적 기념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에서는 관련 행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어 ‘연고기업 맞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16일 태광그룹에 따르면 이날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선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기념영상을 보여주고, 지난 2016년에 출간한 경영철학서인 ‘큰 일꾼 일주, 큰 빛 태광’의 저자 특강을 줌으로 진행했다.

올해 기념 행사 온라인 진행
서적 제작·국제학술대회 등 개최

오는 10월에는 태광산업 창립기념일에 맞춰 일주 기념서적이 발간될 예정이며, 다음 달 말엔 포항공과대에서 일주 탄생을 기념한 국제심포지엄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선 관련 행사가 전혀 계획돼 있지 않다고 태광그룹 측은 밝혔다.

1921년 태어난 고 이 회장은 지난 1954년 부산 문현동에서 태광산업사를 설립해 1961년 주식회사로 출범시켰다. 태광산업은 부산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아크릴섬유(1967년)와 스판덱스(1979년)를 생산한 것에 이어 아크릴,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나일론 등 모든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섬유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석유화학과 흥국생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산은 섬유공장 일부만 남긴채 계열사 본사를 서울과 울산 등으로 옮겼다.

또한 1990년 일주학술문화재단을 설립한 뒤에도 장학·학술·문화예술사업 등에 500억 원 이상 지원했지만 지역에선 사회공헌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에는 면방직을 생산하는 해운대구 반여공장이 유일하고 3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같은 태광그룹의 모습은 1947년 부산에서 창업(락희화학공업)한 LG그룹이 서울로 본사를 옮겨간 뒤에도 지역 연고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LG는 1994년 금정구 부산대 내 상남국제회관을 짓는데 30억 원을 출연했고, 이어 부산진구 연지동에 ‘부산 LG 청소년 과학관(LG사이언스홀 부산)’을 지어 1998년부터 운영해왔다.

태광그룹 측은 “창업주에서 이호진 회장으로 총수가 바뀐 뒤 부산 관련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부산에 있는 창업주 집무실을 방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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