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가 참사 불렀다… 3년 전 ‘구조 손상’ 진단 받았지만 보수 않아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아파트 붕괴 참사로 26일 현재 실종자가 156명에 이르는 가운데 한 시민이 아파트 인근에 걸려있는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아파트 붕괴 참사로 26일 현재 실종자가 156명에 이르는 가운데 한 시민이 아파트 인근에 걸려있는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붕괴 참사가 빚어졌던 미국 플로리다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가 3년 전 점검에서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당국이 공개한 2018년 보고서에는 해당 아파트의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다는 기록이 담겼다. 보고서를 작성한 건축 기사 프랭크 모라비토는 특히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다고 평가했고 이 때문에 “더 밑에 있는 콘크리트판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만간 방수제를 교체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부식이 상당히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영장 아래 있는 지하 주차장 곳곳에서도 손상 부위가 발견됐다. 함께 게재된 사진을 보면 콘크리트 부식으로 내부 철근이 노출된 기둥도 있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보고서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 ‘훼손’

지하 주차장 기둥·벽 등엔 ‘금’

‘건물 지어선 안 될 지질’ 지적도

40년 이상 건물 안전 전수 조사

이 외에도 보고서에는 창문과 발코니 문틈으로 물이 샌다는 주민 불만 사안과 여러 집 발코니의 콘크리트가 부식된 상태라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후 보수작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당국은 40년 이상 된 건물의 안전성을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완공된 지 40년 이상이 된 카운티 내 모든 건물에 대한 점검을 30일간 진행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카바 카운티장은 “모든 건물이 재승인 절차를 완료했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재승인 과정에서 드러난 어떤 문제점이라도 신속하게 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붕괴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선 애초에 해당 위치에 건물을 짓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서프사이드 일대는 파도와 조류 여파로 해안선에 평행하게 형성된 지형인 사주섬 위에 개발됐는데 지질학자들은 모래와 진흙으로 구성된 사주섬의 지질적 특성 탓에 건물을 짓기에 불안정하다고 오랫동안 경고해왔다는 것이다. 듀크대의 오린 필키 지질학 교수는 “사주섬은 매우 역동적인 지형으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섬은 후퇴한다”며 “여기에 건물을 짓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