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의 錢錢긍긍] 4세대 실손보험, 갈아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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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금융팀장

4세대 실손보험이 1일 출시됐다.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많을수록 보험료도 함께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비급여 진료가 없으면 되레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4세대’라는 명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기존 1~3세대 실손보험도 존재한다. 신규 고객이야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지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기존 보험을 유지하느냐,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타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세대 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고, 병원 치료비나 약값 대부분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2세대 보험에서는 자기부담률을 10%로 늘렸다. 3세대에서는 급여 항목은 10~20%, 비급여는 20~30%를 본인이 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출시된 4세대 보험의 자기부담률은 급여 20%, 비급여 30%다.

위 내용대로라면야 1세대 보험이 가장 좋아보인다. 그렇다고 무조건 1세대가 좋은 것도 아니다. 보장 조건이 좋은 만큼 기본 보험료가 가장 비싸다. 반대로 기본 보험료가 가장 싼 것은 4세대 보험이다. 40세 남성 기준으로 1세대 보험의 월 보험료는 4만 2467원, 2세대는 2만 2753원, 3세대는 1만 2184원, 4세대는 1만 877원이다. 최근의 보험일수록 보장은 적고, 월 보험료는 싸진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대충 감이 온다. 병원 진료, 특히 비급여 진료가 잦은 분들은 가급적 오래된 실손보험일수록 유리하다. 월 보험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비싼만큼 더 많은 진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굳이 4세대 보험으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1년에 병원 갈 일이 손에 꼽힐 정도’라고 건강에 자신하시는 분들도 ‘방심은 금물’이다. 4세대 보험이 당장은 보험료를 아낄 수 있을지 몰라도, 몇 년 뒤를 생각하면 이 또한 모를 일이다. 특히 오래된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은 또한 가입자의 나이가 적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금씩 병원 갈 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너무 어린 나이에 실손보험에 가입해 아직도 여전히 나이가 젊고 건강에 자신이 있다면 4세대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 봐도 좋을 듯 하다. 40세 남성 기준으로 4세대 보험의 월 보험료는 1세대에 비해 매달 3만 원 이상 싸다. 게다가 4세대 보험의 경우 2024년 이후부터 1년 동안 비급여 진료 보험금을 타지 않으면 이듬해 보험료를 5% 할인해주기도 한다. 출산을 준비 중인 여성이라면 더더욱 4세대 보험이 유리할 수 있다.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 인공수정 관련 합병증 등 불임 관련 질환 보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또 임신 중 보험 가입 시 출생 자녀의 선천성 뇌 질환도 보장해 준다.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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