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의 시간… ‘칼날 세운’ 여권, ‘방패 꾸리는’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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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 정권교체 깃발을 들며 차기 대선 출사표를 낸 뒤 그에 대한 여권의 공세 수위가 1일 한층 거세졌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에 대해 “좀 그럴듯한 걸 내놓을 줄 알았는데 빈 수레가 요란했다”고 평가했다. 박주민 의원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한·일 관계를 경색시켰다는 취지의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해 “한·일 관계 경색은 일본이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 삼으며 수출규제를 했기 때문”이라며 “윤 전 총장은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지, 그런 시각이 타당한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첫 인선이었던 이동훈 전 대변인이 금품 수수 혐의로 입건된 상황을 거론하며 “바로 이런 것이 ‘카르텔’이다. 윤 전 총장은 자기 주변부터 돌아보라”고 했다.

부인 김건희 X파일 직접 입 열자
與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포문
野도 부인 인터뷰엔 부정적 기류
윤석열, 일정 접고 대응전략 분주

이 외에도 이날 언론에 노출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윤 전 총장에 대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탄희 의원은 “특수부 검사로서 30년 동안 사람 ‘먼지떨이’만 하던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그런 사람은 갑자기 사람을 살리는 일은 못 한다. (정치는)석 달 동안 고시 공부하듯이 달달 외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경제, 민생, 부동산, 교육,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신동근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특정 진영과 손을 잡고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불멸의 신성 가족’ 타령”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마치 초등학교 6학년이 덩치가 커졌다고 아빠 옷 입으면 뭔가 부족하고 어색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윤 총장 출마 기자회견을 평했다.

특히 민주당에선 윤 전 총장 부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루머를 직접 해명한 것을 내심 반기는 기류가 감지됐다. 윤 원내대표는 “오히려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전 국민이 알게 한 계기가 됐다”며 “굉장히 불리한 판단”이라고 했다. 야당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흐른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치명적 실수였다”며 “그거, 하는 거 아니다. 상대방이 누구라도 그런 이야기는 정치판에서 하기가 어려운데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 버렸으니까, 이제 그 진위에 대해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하려고 들 것 아니냐”고 했다. 홍 의원은 “상당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부인은 전날(6월 30일) 한 언론에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라며 ‘강남 룸살롱 출신설’ ‘유부남 검사와 동거설’ 등을 일축했다.

윤 전 총장 측도 이런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이날 공개 일정을 자제하며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윤 전 총장이 조만간 3~4명으로 꾸려진 별도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구성해 배우자 관련 의혹 등에 대한 검증 요구를 정면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내일(2일) 개인일정 외에 공개일정은 없다”고 공지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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