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몰릴라’ 불안한 부산… 백신 예약은 먹통·소진·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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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12일부터 시작된 50대 백신 사전예약에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예약 시스템이 마비되는가 하면, 백신 물량 부족으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전예약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휴가철 앞두고 시민들 불안감 최고조
만 55~59세 백신 접종 예약 첫날 중단
새벽시간 신청자 몰려 한때 접속 장애
14시간 만에 ‘26~31일 물량’ 소진

■“부산은 여름이 위험하다”

12일 오후 1시께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식당. 점심시간에는 8인 이상 식사가 가능하지만 3~4인 이상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광지와 가까운 탓에 평소 이 시간이라면 대기를 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은 이날 전체 좌석의 절반가량만 찬 상황이었다. 한 직원은 “8인 점심 식사가 가능해진 이후로 많은 인원이 앉을 수 있도록 테이블을 붙여 뒀지만 지난 주말부터 고객 발길이 끊겨 결국 테이블을 분리해서 2~3인 손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부산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4인까지,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 이전에는 8인까지 모임이 허용된다. 점심시간에는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시민들 스스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전국의 관광객들이 부산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부산 시민들의 코로나19 우려는 더 크다. 최근 부산의 감염 확산은 지난달 말 서울 확진자가 부산의 한 주점을 다녀간 뒤 시작됐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9일 유흥업소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주 동안 부산진구 클럽 등을 포함해 전역의 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부산 광안동에 거주하는 박 모(33) 씨는 “4차 유행이 전국적인 상황이어서, 예년만큼 관광객이 오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래도 최근의 확진 사례를 봤을 때 타 지역 관광객들이 부산을 방문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50대 접종 예약 하루도 안 돼 중단

12일 0시부터 만 55~59세(1962∼1966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하지만 예약 시스템은 개통되자마자 접속 장애로 ‘먹통’이 됐다. 부산지역 55~59세 접종 대상자는 27만 8000명에 달한다. 예약 시작과 동시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4차 대유행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8월 여름휴가를 앞두고 이달 말 접종을 원하는 이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심각한 접속 장애 현상은 4시간이 지나서야 차차 해소됐지만, 17일까지 6일간 진행될 예정이던 사전예약은 14시간 만에 중단됐다. 이달 26∼31일 접종 물량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당 예약을 일주일 뒤인 19일 재개할 예정이다.

예약에 실패한 시민 강진웅(59)씨는 “올해 하반기 출장 전 꼭 접종을 받아야 했는데 접속을 시도하자마자 불통이었다”며 “코로나 사태가 잦아드나 싶어 거래처와 계약을 추진하던 참인데 4차 대유행으로 무산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드물게 예약에 성공한 시민들은 ‘운이 좋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님을 대신해 예약 한 정지현(27) 씨는 “12일 자정이 되자마자 접속했지만 대기자가 5만 명이 넘었다”며 “한 시간 동안 대기만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시도해 겨우 성공했다”고 전했다.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 관계자는 “질병청에서 공식적으로 내려온 내용은 없으나, 예약 접종 중에도 계속 물량 조정이 되기 때문에 예약에 성공한 50대 접종 대상자는 일정대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랑·변은샘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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