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수록 체온 유지·단백질 섭취 더 중요”…암환자 여름나기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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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떨어지는 암환자는 여름철엔 특히 적정한 체온 유지와 균형 잡힌 식사,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가 암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면역력이 떨어지는 암환자는 여름철엔 특히 적정한 체온 유지와 균형 잡힌 식사,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가 암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매년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조기진단으로 인해 수술만으로도 완치돼 생존하는 암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 외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치료엔 부작용이 따른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심해지며, 백혈구 수치 저하, 식욕 감퇴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무더위에는 이런 증상들이 심해질 수 있고,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여름 무더위에 대비해 암환자들이 특별히 주의해야 할 5가지 팁에 대해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무더위로 면역력 더 저하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고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 필수

에어컨 25~26도 유지

규칙적인 식사·운동은 기본


① 감염병 취약, 여름철 철저한 대비 필요

더위로 인해 여름엔 누구나 면역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암환자들은 각종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더 저하된 상태다. 가벼운 식중독에 걸려도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은 반드시 익혀서 먹고, 남은 음식물은 최대한 빨리 냉장보관해야 한다. 조리기구를 소독해 교차감염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온에 오래 방치한 음식은 버리는 것이 좋으며, 냉장보관한 음식이라도 장기간 보관했다면 버리는 게 낫다.

감염질환 예방을 위해 손과 발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무좀 등 곰팡이 질환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무좀이 있거나 신발을 오래 신고 있는 암환자는 미리 병원을 찾아 치료할 필요가 있다. 피부 면역력도 약한 암환자는 무좀, 칸디다증 등 감염질환에 더 영향받을 수 있다.


② 항암·방사선치료에 민감한 피부 관리

항암치료를 받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민감해져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가 필수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인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 전에는 얼굴부터 귀 뒤까지 노출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외출할 경우엔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


③ 에어컨 사용 때 적정온도 유지

암환자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가급적 에어컨 사용을 줄이되, 사용한다면 먼저 위생관리를 위해 내외부를 청소한 뒤 25~26℃에 맞춰 적정온도를 유지한다.

적정온도 유지가 어려운 공간에선 겉옷을 준비해 체온을 유지하고, 직접적으로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도록 한다. 항암치료를 받은 암환자는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장시간 에어컨을 쐬게 되면 피로나 근육통, 복통, 설사 등 냉방병 증상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실내외 온도 차이가 5℃ 이상 나지 않도록 하고, 따뜻한 허브차나 녹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 된다.

최종순 교수는 “커피 같이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속쓰림 등 장내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④ 균형 잡힌 식사로 면역력 강화

암환자에게 여름철은 입맛이 더 떨어지는 시기다. 식욕부진으로 영양이 불충분해지면 면역력 저하는 물론 체력 또한 급격히 떨어진다. 암 치료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입맛을 잃기 쉬운 만큼 영양 보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고 생선, 달걀, 두부, 콩 같은 단백질 음식을 끼니마다 챙겨 먹도록 한다. 최종순 교수는 “육고기는 삶아서 먹되 태우거나 구운 고기는 삼갈 것”을 권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제철 과일·채소를 통해 비타민, 무기질도 충분히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여름철엔 당분이 높은 과일(포도, 수박, 딸기 등)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높아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⑤ 올바른 생활습관과 보조치료

한여름이 되면 암 치료의 부작용 증상인 불면증, 오심, 식욕 저하, 피로감 등을 더 자주 겪을 수 있다. 무더위에 피로도가 높아지고 입맛이 없어져 식사를 거르거나 찬 음식 섭취가 늘면 영양 불균형이 발생해 암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적절한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부작용을 이겨내는 근본 방책이다.

최종순 교수는 “올바른 생활습관만으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면역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이며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여름철 암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 저하를 막는 것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빨리 걷기 같이 땀이 조금 날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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