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교섭 재개… 3년 만의 파업 ‘일단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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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파업 위기에 몰렸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재교섭에 나서기로 해 가까스로 대화 물꼬를 텄다. 노사 모두 여름 휴가 전 타결을 원하지만, 정년 연장 등 민감한 현안이 많아 견해차를 얼마나 좁혀나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13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쟁의행위 돌입을 유보하는 대신 사 측과 다시 교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사는 14일 제14차 교섭에 나선다. 노조 상임집행부는 3개조로 나눠 이날부터 철야 농성에 들어가고, 14일부터 대의원·현장위원 등은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중식 홍보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직무·연령별 생애·조합원·퇴직자 교육을 제외한 사 측이 실시하는 모든 교육을 19일부터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쟁대위, 쟁의행위 유보 교섭 나서
결렬 선언 2주 만에 협상 테이블
정년 등 민감 사안 많아 난항 예상
진척 없을 경우 20일 쟁의 재결정

쟁의권을 쥔 노조가 파업에 나서지 않은 까닭은 그간 여름 휴가 전 타결에 노사 모두 의지를 보인 데다,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비판 여론이 상당할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불어 재교섭을 통해 명분을 쌓고 추후 행동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하언태 대표이사가 현대차 노조 사무실을 찾아 교섭 재개를 요청한 데 이어, 사 측이 13일 오전 노조에 교섭 재개 공문을 보내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점도 주효한 명분이 됐다.

노조는 오는 20일까지 1주일을 성실 교섭기간으로 정했다. 8월 초로 예정된 여름 휴가 전 타결하려면 늦어도 다음 주에는 잠정합의안이 나와야 한다. 사 측이 노조 요구에 부응하는 추가 제시안을 교섭 테이블에 올리지 않으면 노조가 쟁의행위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노조가 쟁의행위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기본급·성과급은 물론 정년 연장이나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 예민한 문제가 산적해 접점을 어느 정도 좁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교섭에 성과가 없으면 노조는 오는 20일 쟁대위를 열어 파업 등 쟁의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임금 9만 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만 64세 정년 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 측은 지난달 30일 기본급 5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 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1차 제시했으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며 거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3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 하언태 대표이사,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 대표를 각각 만난 자리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임금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지역경제 활력 제고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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