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대유행 ‘불똥’ 튄 여름휴가… 취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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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65명 발생한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여름휴가를 경남 밀양 배내골로 계획 중인 박 모(34·해운대구) 씨는 최근 심각해지는 코로나19 상황을 보며 걱정이 깊다. 오는 24일 1박 2일로 예약한 펜션을 취소할지 고민인 것이다. 이달 초 박 씨는 친구 8명과 함께 이 펜션을 70만 원에 예약했다. 박 씨 일행은 총 9명이지만, 2명이 백신을 맞아 ‘8인 이상 사적 모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산에서 지난 10일부터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가 시행되면서 경남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한다. 경남 지역의 코로나 상황도 심각하다. 박 씨는 “우선 친구들과 상의 끝에 당장은 펜션을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나중에 취소한다면 환불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 등 거리 두기 4단계로 격상
부산도 3단계 준하는 방역 강화
여름휴가 계획 세우기 ‘혼선’
여름 특수 기대 여행업계 ‘멘붕’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고강도 방역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경우, 대개 여름휴가를 학생들이 방학을 시작하는 7월 말, 8월 초 사이에 잡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 상황이 워낙 심각해 어떻게 일정을 짤지, 이미 짜놓은 일정을 바꿔야 할지 혼란스럽다. 일부 시민은 여름휴가 포기를 선언한다. 김 모(40·북구) 씨는 “아이 둘과 함께 갈 곳도 마땅치 않고 방역 수칙도 왔다 갔다 해 올해 휴가는 포기했다”면서 “화명동 대천천에서 잠깐 발이나 담그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휴가를 가을로 연기하는 시민도 있다. 당초 이달 말에 일주일간 휴가 계획을 잡은 직장인 송 모(45·동래구) 씨는 “지난해에도 제대로 여행을 못 가서 이번에는 전라도 쪽으로 여행 계획을 잡았지만,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 휴가를 연기할 계획”이라며 “이번엔 주말에 하루 이틀 휴가를 붙여 짧게 쉰 다음, 남은 휴가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동료들과 휴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특수를 기대했던 여행업계도 ‘멘붕’에 빠졌다. 부산역 앞에서 30년째 여행회사를 운영하는 조 모(57) 씨는 “여행업은 코로나19 경영 위기업종에서 포함되지 않아 지원도 못 받아 죽을 맛”이라면서 “30년 넘게 동남아, 중국 등 해외여행을 운영하다가 이번 기회에 국내 여행으로 돌리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포화상태라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자가격리 없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을 준비하던 항공업계도 난감해 한다. 국적 항공사 한 과장은 “현재 사이판과 괌에 대해 부정기편을 준비해 놓았지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수요가 많이 줄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12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시·도의 거리 두기를 오는 25일까지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된다.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 이후에는 운영 제한된다. 부산도 지난 10일부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오후 6시 이후 모임 5인 이상 제한, 식당은 오후 10시까지만 매장 영업이 가능하다.

정부는 향후 2주간 확산세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실상 4차 대유행에 들어가며 오는 25일 이후에도 방역 조치는 완화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허목 부산보건소협의회장은 “올 여름은 휴가를 최대한 연기하고 개인의 이동을 줄이길 부탁드린다”면서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간다면 최대한 동선을 줄이고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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