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대세론 ‘흔들’… 역전 희망 2인자들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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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4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강연하고 있다(위). 야권 잠룡인 최재형(아래 사진 왼쪽) 전 감사원장은 이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났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여야 유력 주자들의 지지도가 정체되거나 급락하면서 20대 대통령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와 함께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의 하위권 그룹이 급작스럽게 주목받으면서 ‘2인자의 반란’이 본격화되는 게 아닌가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석열(29.9%)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26.9%) 경기도지사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31.4%)은 1주일 전보다 1.5%포인트(P) 빠졌고, 이 지사(30.3%)는 3.4%P 하락했다. 반면에 이낙연 전 대표는 1주일 사이에 5.9%P(12.2%→18.1%) 상승했다.

정치 현실 무시·기반 취약 등에
범진보·범보수서 지지율 하락세
상승 곡선 타는 이낙연·최재형
활동 폭 늘리며 공격적 행보 나서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컨설팅 조사(10~11일)에서도 윤 전 총장(26.4%)과 이 지사(25.8%)가 선두를 달렸지만, 1주일 사이에 각각 4.3%P와 0.8%P 하락했다. 이 조사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는 6.9%P(9.5%→16.4%)나 올랐다.

조사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윤석열(범보수) 이재명(범진보) 두 주자가 주도해 온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 지사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경쟁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대세론에 상처가 났고, 윤 전 총장은 정치 현실을 무시한 접근법으로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지지도가 그만큼 부실했다는 얘기”라고 꼬집기도 한다.

대중을 설득할 만한 뚜렷한 ‘상품’이 없거나 기존 공약을 뒤엎는 듯한 태도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확실하게 밀고 나가지 못했고, 윤 전 총장은 내세울 만한 공약이 없어 ‘반문재인’ 노선만 걷고 있다. 두 주자의 취약한 정치기반도 대세론이 흔들리는 요인이다. 이 지사는 범진보 진영의 최대 기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고, 윤 전 총장은 보수진영의 중심인 국민의힘 입당을 미룬 채 계속 겉돌고 있다.

이들이 고전하는 사이 하위권 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최대 지지도 상승폭을 기록 중인 이낙연 전 대표는 공격적인 행보를 펼친다. 그는 14일 강원도 춘천을 찾아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최문순 강원지사와 오찬을 했고, 자신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공격을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며 깎아내렸다. 보수진영의 ‘다크호스’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대선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달리 보수진영의 양대 축인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고, 14일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동하는 등 기존 정치권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조만간 서울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공식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경남 진해 출신인 최 전 원장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해진 의원 등 부산·울산·경남(PK) 보수 정치인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홍준표 의원 등 PK 주자들도 ‘윤석열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도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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