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마저 잊게 한 ‘짜장면 한 그릇’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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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부산 북구에서 활동 중인 중식 조리사 봉사 단체가 짜장 소스 1000인분을 기부했다.

주인공은 부산 북구 중식 조리사 모임인 ‘북구 협심회’. 이들은 전국 최초의 중식 조리사 봉사 단체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북구지역 복지관 8곳에 짜장 1055인분을 기부했다. 협심회 회원들이 각자의 식당에서 짜장 소스 80~300인분씩 만들어 복지관에 배달하면, 어르신이 직접 가져가는 방식이다. 원래라면 복지관에서 짜장면이나 탕수육 식사를 제공했지만, 코로나19로 여러 명이 모일 수 없어 소스만 제공해 어르신들이 각자 집에서 드실 수 있도록 했다.

중식 조리사 봉사단체 ‘협심회’
북구 복지관에 1055인분 전달
1998년부터 9만 그릇 나눠 줘

북구청 희망복지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복지관에서 식사가 불가능해 어르신이 찾아오면 소분한 짜장 소스를 가져가시도록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협심회는 IMF 당시 부산 북구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첫 봉사는 1998년 덕천 복지관 주민 220명을 대상으로 짜장면과 탕수육을 나눴다. 23년 동안 봉사 횟수는 170여 회, 제공한 짜장면은 9만여 그릇이다. 회원 대부분 중식 조리사 경력 평균 30년으로 40년이 넘은 회원도 있다.

지난해 협심회는 코로나19로 한 번도 봉사하지 못했다. 올해 노두석 회장이 취임하면서 비대면 방식으로 봉사를 재개했다. 지난 4월에는 북구지역 저소득 취약계층 가정에 짜장면과 탕수육 쿠폰 750개를 나눴다.

이러한 노력으로 협심회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 표창에 이어 올해는 김응식 봉사부회장이 부산광역시 모범선행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협심회는 최근 신규 회원 영입이 최대 고민이다. 점점 프랜차이즈 중국집이 늘어나면서 젊은 사장들이 가입을 두려워한다. 현재 협심회는 중국집을 운영하지 않아도 봉사를 할 수 있는 명예 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명예 회원은 10명이다.

노 회장은 “자폐 어린이들이 모인 학교에서 짜장면 봉사를 하면 아이들이 맛있다면서 테이블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서는 안 갈 수가 없어 20년째 가고 있다”면서 “하루 쉬는 날 봉사를 하면 돈 버는 것 이상으로 기분이 좋아 지금까지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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