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위기를 대비하는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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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한국투자증권 영남본부 PB팀장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배경으로 큰 하락을 예측했던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영화 중 호경기 속에서 줄기차게 “폭락의 전조가 보인다”며 경고했다. 개인투자자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고, 월스트리트의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추가적으로 유입될 ‘새로운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유례 없는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영화 ‘빅쇼트’에서도 알 수 있듯, 금융시장의 역사에서 끝이 없는 상승은 없었다. 산이 높을수록 골이 깊듯, 상승의 폭이 커지고 기울기가 높아질수록, 조정의 폭과 하락의 기울기도 가파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주식시장의 상승 속에서도 하락장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물론 증시 조정을 대비하기 위해 모든 투자 자산을 현금화시켜 하락만을 기다리는 것 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갑자기 비가 오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겪는다. 내리는 비를 맞지 않고 피할 수는 없다. 투자 역시 시종 수익만을 누리면 좋겠지만, 하락과 손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손실을 피할 순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장기적으로 수익을 누릴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먼저 투자를 위한 산업군을 고려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메가트렌드와 관련된 산업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메가트렌드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조류’를 뜻하는 것으로, 4차산업혁명과 같은 인류사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을 말한다. 해당 산업은 충분한 성장을 담보하고 있기에 웬만한 경기 하락국면에 진입하더라도 확실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닷컴열풍’으로 수많은 투자자를 거리로 나앉게 했던 ‘IT 버블’을 기억하고 있다. 메가트렌드 산업이라해서 아무 기업이나 투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성장의 열매를 고스란히 누릴 1등 기업, 현재도 글로벌 1, 2등 수준의 기업이자 향후 십수 년간 1등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조건만 덧붙이자면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 기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전세계 1등 기업인 애플과 아마존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비쌌던 것처럼 좋은 자산은 대부분 저렴하지 않다. 좋은 기업이 비싼 것은 당연하겠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과한 비중으로 투자하자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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