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 덥고 습한 계절이 더 위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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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정상 수치보다 낮아 수축기 혈압이 90㎜Hg 이하, 이완기 혈압이 60㎜Hg 이하인 경우를 저혈압이라 한다. 의학적으로는 혈압이 낮아서 동맥피가 장기로 충분히 순환되기 어려운 상태를 일컫는다.

저혈압은 수치적인 정의보다 환자 개개인의 나이, 동반질환 등에 따라 그 증상과 예후가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보통 심장질환이나 내분비질환 등 다른 기저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속발성 저혈압과 기저 질환에 근거하지 않는 본태성 저혈압,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와 같이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기립성 저혈압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저혈압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어지럼증, 두통, 피로감, 가슴이 답답한 느낌 등을 보인다. 심하면 호흡곤란, 발작, 구역질에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땀으로 수분 빠지며 혈류량 감소
어지럼증·두통·피로감 증상 동반
방치 땐 심장 등 주요 장기 기능 저하
매일 물 1~2.4L 마시고 단백질 섭취
꾸준한 운동·충분한 휴식도 필수

■7·8월에 늘어나는 저혈압 환자

겨울철이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한 계절이라면 반대로 여름철은 저혈압 환자가 조심해야 할 계절이다. 실제 최근 저혈압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여름철에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2만 4946명이던 저혈압 환자가 2019년엔 3만 6024명으로 늘어나, 5년간 44%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2019년 여름인 7월(5649명)과 8월(5756명)엔 각각 5649명, 5756명이 저혈압 진료를 받아 그해 최저인 2월(2713명)보다 2배 이상 많은 환자를 기록했다.

덥고 습한 여름이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빠르게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키고,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으로 인해 체내 수분은 급격히 빠져나가게 된다. 혈액도 그만큼 양이 줄게 되고, 흐름이 약해져 기진맥진해지며 저혈압이 나타난다.

구포성심병원 신호철 심장혈관센터장은 “혈압이 낮아지면 피부·근육 등에 혈액 공급을 줄이게 되고, 이런 작용이 지속돼 한계에 다다르면 심장, 뇌, 신장 등 주요 장기의 기능 저하까지 유발할수 있다”며 “고령자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 나이 들수록 체내 수분량이 적어지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과 혈류량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저혈압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 필요

저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매일 1~2.4L 정도의 물을 마셔, 땀을 많이 흘려도 혈액량이 부족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 달걀, 콩류, 유제품이나 엽산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시금치, 당근, 호박, 마늘 같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도 좋다. 혈압을 높이기 위해 보통보다 조금 짜게 먹는 것은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내 수분 부족을 유발하는 과도한 음주와 카페인 섭취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누워 있다가 갑작스럽게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움직이며, 일어날 때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면 증상이 사라진 뒤 움직이는 것이 좋다. 무더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혈관과 근육을 단련시키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의식을 잃을 듯한 위험 상황이 닥치면 응급처치를 실행한다. 즉시 눕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며, 불편한 옷을 벗거나 단추를 풀고 벨트를 제거해 혈류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한다. 체온 보호를 위해 무겁지 않은 이불, 담요 등을 덮는 것도 도움 된다. 응급처치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혈압약 복용자는 약제 조절

저혈압을 호소하는 환자 중엔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 중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혈압을 낮추는 약의 용량이 과해 혈압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신호철 센터장은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곤 하는데, 저혈압 증상이 자주 발생하면 의사와 상담해 약제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혈압약을 복용 중인 고령자라면 더운 여름일수록 더욱 더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야외에 나갈 땐 그늘에서 자주 안정을 취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에 덧붙여 신 센터장은 “저혈압은 평소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생활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저혈압을 치료하기에 앞서 금연·절주 등으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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