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버스 운행 중단시키면서 사 측이 민주버스노조 탈퇴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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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신흥여객 소수노조 주장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신흥여객지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 측이 노조 탈퇴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결행 처리할 테니, 전면부 사진이랑 엔진룸 문 열고 사진 한 방만 (찍어서) 저한테 보내 주세요.”

경남 통영의 한 시내버스 업체가 멀쩡한 차량이 고장난 것처럼 속여 무단으로 노선 운행을 건너뛰는 수법으로 지자체 보조금을 챙겼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논란이다.

신흥여객자동차(주) 소수노조인 전국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부산경남지부 신흥여객지회는 21일 통영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 측이 정상 운행 중인 버스를 고의로 운행 중단시키면서까지 노조 탈퇴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5월 녹취록에 따르면 사 측 관리자는 운행 중인 조합원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해대(해양과학대 종점)에 들어가는 거(버스)를 결행으로 잡겠다. 한 가닥(1회) 빠질거다”면서 “전면부랑 엔진룸 문 열고 찍은 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조합원을 불러들여 본사 관계자와 노조 관련 면담을 해야 하므로 버스 운행은 차량 고장에 따른 결행으로 처리할 테니 복귀하라는 것이다. 이에 기사가 “빠진다고? 안 가도 괜찮은가”라도 되묻자 관리자는 “예, 일단은 그렇게 지시받았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명백한 ‘무단 결행 지시’로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통영시는 이에 대한 전면 조사를 통해 시민에게 불편을 끼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벌칙 적용과 함께 무단 결행에 대한 재정지원금도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목청을 높였다. 노조는 “민주버스노조에 가입하자 사 측이 곧바로 노조원 차별과 탄압을 가했다”면서 “계속되는 불이익과 징계를 견디다 못해 노조를 탈퇴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지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창원에 본사를 둔 신흥여객은 창원과 통영지역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겸하고 있다. 현재 복수노조로 대표노조에 36명, 민주버스노조에 5명이 가입돼 있다. 2013년 출범 당시 10명이던 조합원이 사측의 회유와 압박 탓에 절반으로 줄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노조는 “통영영업소 인사와 노무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전방위적으로 조합원 탈퇴를 종용했다”며 “조합원을 특정 차량에 배차해 특별관리하고, 전체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사고대책비를 조합원만 미지급하는 등 차별을 일삼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일련의 노조탄압 행위를 담은 고발장을 노동부에 제출한 이들은 “버스노동자가 건강하고 보람 차게 운전해야 시민도 안전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관련 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책임을 묻고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덧붙여 시민들에게도 “신흥여객의 노동 탄압에 대해 엄중히 꾸짖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신흥여객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결행을 지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통영시 관계자는 “무단 결행은 위반 일수와 횟수에 따라 사업 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 대상이 된다”면서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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