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근대 건축물 속에서 옛 도심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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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동광동 한성1918-부산생활문화센터 1층 아트라운지에서 열리는 ‘사라진, 잊혀진 근대 건축’ 전.

건축가 최윤식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사라진 근대건축, 잊힌 근대건축’이란 제목으로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거나 잊힌 부산의 건축물들을 펜화와 글에 담아 <부산일보>에 소개한 바 있다. 한데 이번엔 ‘어반 스케치’를 보태 전시로 보여준다. 어반 스케치(Urban Sketch)는 도시의 건물이나 거리, 경관, 인물 등을 사진처럼 기록하듯 그리는 스케치 활동을 말한다.

‘사라진, 잊혀진 근대 건축’ 전
8월 27일까지 동광동 ‘한성1918’
건축가 최윤식 등 펜화·그림
‘어반 스케치’로 생생하게 재생

사라진 부산 건축물을 담은 최 건축가의 펜화는 물론, 또 다른 건축가와 예술가, 시민들이 옛 정취가 묻어있는 부산의 공간을 그려 이를 전시한다. 전시 제목은 ‘사라진, 잊혀진 근대 건축’ 전. 부산 중구 동광동 한성1918-부산생활문화센터 1층 아트라운지에서 8월 27일까지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최하는 ‘특화도서관 육성 지원 사업’ 일환으로 부산시립부전도서관에서 시행하는 순회 전시다. 이에 앞서 최윤식 건축가는 군산근대건축관(5월 1~30일)과 대구동부도서관(6월 8~27일)에서 순회 펜화 전시를 열었다. 이 전시가 끝나면, 9월부터 부산 부전도서관에서 더 많은 작품으로 시민과 만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부산시교육청 전시도 펼칠 예정이다.

전시장엔 최 건축가의 부산 근대건축 그림 10점을 비롯해 13명 작가의 작품 27점(근대건축 사진은 제외)이 전시돼 관객을 맞는다. 전시 참여 작가는 모두 부산 남구 대연동 문화골목에서 ‘어반 스케치-도시 그려담기’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와 수강생들이다.

최윤식 건축가는 부산우체국, 부산 세관, 부산 헌병분대, 부평정 공설시장 등 과거 부산에서 사라진 공간이나 부산의 옛 공간을 펜화로 담아 선보인다. 알기 쉽게 과거 건물 사진도 함께 내걸어 공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건축가이자 수필가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어반 스케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민 건축가는 ‘한성1918’을 수채화로 그렸다. 우징 조각가는 중앙동 40계단, 용두산 탑이 보이는 어두운 골목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활발하게 드로잉 등 미술 활동을 펼치는 서선아 서양화가 역시 중앙동 거리와 부산 해변 풍경을 그렸다.

거리나 골목, 건축물 등 특정 공간을 그린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3개월 정도 어반 스케치 수업을 받은 송민경 씨는 영도다리와 남항대교를 담은 그림을 내걸었다. 송 씨는 “내 그림이 전시될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돼 너무나 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어반 스케치를 배운 지 4개월 남짓 됐다는 김문형 씨는 ‘한성1918’을 그린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아직 많이 서툴지만, 좀 더 배워 선친이 남겨 놓은 일기를 책으로 펴낼 때, 책 속에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을 삽화로 넣고 싶고, 길거리에 나가 직접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근대건축 관련, 10여 권의 책들도 전시 중이다. 전시 책 중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읽어볼 수도 있다.

16일에는 한성1918 청자홀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열렸다. ▶‘사라진, 잊혀진 근대건축’ 전=8월 27일까지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부산 중구 동광동) 1층 아트라운지. 051-257-8034.

글·사진=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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