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하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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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법: 재차의’ 주연 엄지원

영화 ‘방법: 재차의’ 속 배우 엄지원은 대담하다. 어두컴컴한 폐건물에 주저 없이 들어가 이곳저곳을 누비는가 하면,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공격을 받아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부당한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는 패기와 뚝심도 있다. 28일 개봉을 앞둔 이 작품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에 뛰어든 기자를 맡은 엄지원을 온라인 화상으로 만났다.

미스터리한 사건 파헤친 기자 역
“K좀비의 진화된 버전이라 흥미
여성이 중심인 영화라 더 의미”

이 영화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나선 기자와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용완 감독과 연상호 작가가 지난해 전파를 탄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을 영화로 확장했다. 엄지원은 “드라마에서 한 번 연기한 캐릭터라 장·단점을 살리는 데 수월했다”며 “드라마를 안 본 관객도 무리 없이 볼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캐릭터에게 느꼈던 답답함과 한계를 영화에선 넘어서고 싶었다”며 “이성적이고 능동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엄지원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르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의 주연을 맡은 데다 여성 캐릭터가 작품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고 간 덕분이다. 그는 “시리즈의 중심에 ‘임진희’라는 여자가 있고, 이 인물이 사건을 풀어가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지원은 이번 영화를 ‘K-좀비’의 진화된 버전이라며 “촬영할 때 재차의들을 보면서 무섭지만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재차의들의 액션신이 군무 같았어요. 위협적이면서도 멋있어서 넋을 놓고 바라봤죠. 앞으로 좀비물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하”

2002년 드라마 ‘황금마차’로 연기를 시작한 엄지원은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았다. 영화 ‘마스터’와 ‘미씽: 사라진 여자’, ‘기묘한 가족’ 등에 출연해 여러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늦깎이 산모를 실감 나게 연기해 시청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엄지원은 “앞으로 윤여정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단다. 그는 “예전엔 영화를 찍는다는 건 개봉한다는 의미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며 “잊고 있던 영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뒤에 엔딩 크레디트 3분 30초를 모두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어요. 영화 작업을 함께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어서요. 어려운 시기에 우리 영화가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매우 감사한 일이에요.”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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