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어벤저스’ 주역 구본길·김준호, 사브르 메카 동의대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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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펜싱 사브르 팀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동의대 출신 선수들이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동의대 펜싱 팀의 전통과 실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올림픽 2연패 달성 맹활약
31일 금 도전 여자 팀에도 2명
독창적 전술·체계적 훈련으로
‘유럽에 적합’ 오랜 편견도 깨

특히 31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에 나서는 4명 가운데 2명도 동의대 출신이라서 경기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동의대 출신 펜싱 선수들은 체육학과 08학번인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체육학과 13학번인 김준호(화성시청). 이들은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성남시청)과 함께 28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 이탈리아를 45-2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땄다.

앞서 9년 전인 런던올림픽에서는 동의대 출신의 오은석(레저스포츠학과 02학번)과 구본길이 김정환, 원우영과 팀을 이뤄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펜싱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순환 개최 원칙에 따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동의대 출신 펜싱 선수들은 올림픽 2연패라는 쾌거를 거뒀다.

구본길은 도쿄올림픽에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베테랑으로서 대표팀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구본길은 이번 대회에 가장 치열했던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11-15로 끌려가던 4라운드에서 혼자 9점을 올리며 20-18로 역전을 이끌어 냈다. 이후 한국 팀은 독일의 반격으로 먼저 30점 고지를 내줬으나, 구본길이 7라운드에서 35-33으로 다시 재역전에 성공하면 팀을 결승에 진출시켰다.

또 김준호는 세계 랭킹 20위의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 결승전에서 8라운드에 출전해 5-1의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 주며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선수들을 배출한 동의대는 한국 펜싱 사브르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동의대 사브르 팀은 2001년 이효근 감독을 중심으로 창단된 후 한국 펜싱 전성기를 일구고 전 세계에 한국 펜싱의 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펜싱은 유럽 선수들에게 적합하다’는 편견을 깨고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펜싱은 오랫동안 유럽의 독무대였다. 사브르는 베기와 찌르기 공격이 모두 가능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해 신체 조건이 불리한 동양권 국가에서는 범접하기 힘든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동의대 팀은 체계적 훈련과 독창적 전략을 기반으로 한국 펜싱 실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았다. 그 대표 선수가 동의대 펜싱부 2기이자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오은석이다. 오은석은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사브르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이후 오은석의 대학교 6년 후배인 구본길 선수가 오은석의 세계 랭킹 1위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또 오은석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자, 그 자리를 동의대 출신인 김준호가 꿰찼다. 동의대 사브르 팀의 명성에 걸맞게, 한국 국가대표 사브르 팀 4명 중 2명은 늘 동의대의 몫이었다.

이후 동의대는 2008년에 여자 사브르 팀을 추가로 창단해 유능한 선수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 동의대는 이라진, 김하은, 최수연, 윤지수 등 여자 국가대표를 잇달아 배출했다.

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4명 중 최수연(특수체육 10학번)과 윤지수(체육학과 11학번)도 동의대 출신이다. 이들은 부산디자인고 출신인 김지연, 서지연과 함께 31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 8강전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펜싱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 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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