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의 변이 ‘델타 플러스’, 백신 접종 ‘무장해제’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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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특히 확진자들이 모두 접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델타 플러스 바이러스의 위험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감염이 확인된 이는 모두 2명으로, 1명은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40대 남성이며 나머지 1명은 해외 입국자이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본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델타 플러스)첫 번째, 두 번째 사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후 14일이 지난 시점에서 확진돼 돌파감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내·해외 입국 각 1명씩 감염
모두 AZ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쳐
전파력·위험, 델타 이상 가능성
방역당국 “기존과 큰 차이 없어”

국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40대 남성은 수도권 거주자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 검사한 결과 지난달 2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5월 중순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받았다. 방역 당국이 이 남성의 가족 3명을 검사한 결과, 아들 1명도 추가로 확진됐다. 아들의 델타 플러스 감염 여부는 아직 조사가 안 됐으나,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아직 이 남성의 감염 경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박 팀장은 “아들의 변이 감염 여부는 검체가 분석하기에 적절치 않아서 불가능하다”며 “역학적으로 동일한 바이러스로 추정할 수 있는 사례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명의 감염자는 미국에서 들어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다. 해당 감염자는 미국 여행 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두 차례 받아 접종을 완료했으며, 미국 여행 뒤 7월 23일 입국한 직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 변이에 ‘K417N’라고 불리는 돌기 단백질 변이가 하나 더 생긴 바이러스로,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효과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델타 변이의 경우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1.64배 강하고, 위중증 가능성도 2.26배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델타 플러스 변이도 기존 델타 변이에서 파생된 만큼 전파력과 위험성이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또 통상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확산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에 대한 내성을 지닌 경우가 많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델타 플러스 변이가 위험도와 전파력 등의 측면에서 기존 델타 변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변이의 영향을 현재까지 살펴본 바, 아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라며 “WHO나 미국, 영국 등에서도 델타 플러스 변이를 델타 변이와 같이 묶어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가 다수 나온 대부분 나라에서도 델타 변이와의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해 통상적인 델타 변이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또 백신을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중화능도 기존 델타 변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백신의 중화능이 감소하면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방대본은 기존 델타 변이는 일반 바이러스 대비 중화능을 2.4∼5.1배 감소시키며, 델타 플러스 변이는 2.7∼5.4배의 중화능 감소율을 보인다고 밝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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