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도로 위, 숨 돌릴 곳 잃은 배달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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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배달 노동자 등 이동노동자들의 업무가 늘고 있지만 되레 부산시가 운영하는 노동자 쉼터는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 문을 다시 연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위탁 운영자를 찾고 있어 재개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부산시는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상향 조정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이동노동자 지원센터(도담도담)’가 잠정 휴관했다”고 밝혔다. 이동노동자 지원센터 ‘도담도담’은 이동노동자 운집 지역인 서면 중심부에 위치해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학습지 교사 등과 같이 고정된 사업장이 없는 이동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쉼터다. 부산지역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는 신청서만 제출하면 출입카드를 발급받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부산시 운영 이동노동자 쉼터
서면 ‘도담도담’ 잠정 휴관
최근 배달 주문 급증했지만
노동자 쉼터 닫힌 역설적 상황
위탁 예정, 재개관 시기 불투명

2019년 문을 연 센터는 사무실과 상담실, 여성 휴게실, 교육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휴대폰 고속충전기, 컴퓨터, 발·어깨 마사지기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상담·교육 프로그램과 양심우산 대여사업 등을 운영해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이동노동자 종합복지 공간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쉼터가 운영을 멈춘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총 16조 594억 원의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음식서비스의 비중(13.3%)이 가장 컸다.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8210억 원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배달음식 주문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센터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늘다 코로나19로 운영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이용자가 절반 이상 줄었다. 2019년 개소 당시 하루 평균 이용자가 16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평균 50명, 최대 70명까지 방문할 정도로 이용률이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이 격상되면서 지난해 두 번 문을 닫았다.

게다가 부산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던 센터를 위탁 운영하게 되면서 운영자 선정에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시 인권노동정책담당관 관계자는 “휴관을 반복하면서 이용자 자체가 줄고 있다”며 “센터가 다중이용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에 따라 문을 닫았고, 확산세가 완화되고 위탁 사업자가 정해지는 대로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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