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역 공천 가능”… 차기 시·도지사 경쟁 기름 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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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산·울산·경남(PK) 시·도지사 선거가 3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과 원외 정치인들이 치열한 물밑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현역 국회의원의 광역단체장 출마를 사실상 전면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여야 출마자들의 신경전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300일 앞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
국회의원 출마 사실상 전면 허용
현역 vs 원외 정치인 전면전 예고
PK 현역도 대거 도전장 던질 듯
부산 여 김영춘·박재호·최인호
야 서병수·김도읍·장제원 고심


이 대표는 지난 3일 경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역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역 의원이라도 공정한 경쟁 과정에서 최적의 후보로 선택을 받는다면 큰 패널티를 둘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강조했다. 외견상 그의 발언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주요 정당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 20~30%의 감점을 주지만 광역단체장 경선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하지만 각 정당은 당선 가능성 높은 외부 인사가 있을 경우 현역 의원의 광역단체장 출마를 가급적 자제시켜 왔다. 국회의원의 시·도지사 출마로 보궐선거가 실시돼 국회 의석을 한 석이라도 잃으면 여야 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가 현역의 이런 ‘굴레’를 완전히 벗겨준 셈이다. 더 이상 PK 현역들이 중앙당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년 시·도지사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PK 시·도지사 선거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사상 최대 규모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부산시장의 경우 국민의힘에선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인 서병수 의원과 정책위의장인 김도읍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들이 박형준 시장의 재선 고지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에선 기존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의원 등 ‘재선 3인방’,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들은 정치권 전반의 ‘3선 이상 금지’ 분위기로 더 이상 국회에서 버티지 못해 부산시장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할 전망이고, 민주당은 3선 고지 달성이 쉽지 않아서다.

울산에서도 사생결단식 내부 경쟁이 진행 중이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정갑윤 전 국회 부의장,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오래 전부터 경합 중이고, 3선의 이채익 의원과 초선인 박성민(울산시당위원장) 서범수(대표비서실장) 의원도 배제하지 못할 후보들이다. 여기에 울산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 도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시장 선거 도전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에서도 송철호 시장의 경쟁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상당수 원내외 인사들이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경남은 여야 모두 거의 ‘내전’ 수준이다. 오는 10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되지 않지만 여야 후보들은 벌써부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주영·김재경 전 의원이 이미 캠프까지 차려 놓고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이고, 윤영석 박완수 윤한홍 의원도 공격적인 표밭갈이에 돌입했다. 특히 유력 후보인 윤영석 박완수 의원은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경남 전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민홍철 김정호 의원이 다소 소극적인 듯한 행보를 보이자 한경호 전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내년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예상 밖의 ‘다크호스’가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여야 부울경 시·도지사 예비 후보들은 이래저래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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