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피아니스트 듀오의 매력적인 앙상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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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소리나 듀오 리사이틀’을 여는 자매 피아니스트 박정희(오른쪽)와 박미정. 아트뱅크코레아 제공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간다는 ‘소리나’라는 듀오 이름의 뜻처럼 피아노로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9살 차 자매 피아니스트 듀오 ‘소리나’의 박정희(48)·박미정(39) 피아니스트는 호쾌하게 말했다. 2012년 피아니스트 듀오 ‘소리나’(한국어 ‘소리’와 이탈리아어 ‘우나(하나)’의 합성어)로 서울에서 데뷔한 이후 2014년, 2016년 부산 무대에 오른 자매는 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부산 무대에 오른다.

언니 박정희, 힘차고 시원시원
동생 박미정, 섬세하고 아기자기
다름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 조화
‘소리나 듀오 리사이틀’ 공연
10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1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아트뱅크코레아 초청 소리나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이다. 부산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같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박정희(동아대 부교수)와 미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박미정이 함께 피아노의 매력을 전한다. 공연을 앞두고 자매를 만났다.

두 사람에게 듀오 활동에 대해 질문하니 가장 먼저 돌아온 대답은 “재밌다”였다. 언니 박정희 피아니스트는 “평소 동생이 미국에 체류하기 때문에 자주 호흡을 맞출 수는 없지만, 같이 할 때마다 항상 재밌다”면서 “동생이 대기실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박미정 피아니스트도 “리허설 때도 항상 하하 호호 웃으며 준비하고 서로 원하는 부분을 불편하지 않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고 즐겁다”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 어머니 덕에 음악을 자연스레 접하면서 자란 자매는 함께 음악인으로 성장했다. 박미정 피아니스트는 “언니와 미국에서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와 박사(보스턴 대학교)를 공부했기 때문에 때로는 언니가 일종의 족보(?)를 정리해주기도 하고 같은 은사님께 수업을 들으면서 격려를 많이 받기도 했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음악 스타일이 정반대에 가까운데도 듀오로 무대에 오르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박정희 피아니스트는 힘차고 시원한 스타일인 데 반해, 박미정 피아니스트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소리를 낸다.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아트뱅크코레아 김문준 대표는 “두 사람의 색깔이 다르지만 모이면 환상적 조화가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번 공연은 피아노 듀오가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조합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먼저 한 대의 피아노로 듀오 연주를 하는 피아노 포 핸즈(Piano four hands)로 포레의 ‘돌리 모음곡’으로 시작한다.

독주 무대로는 박정희가 라흐마니노프의 ‘Moments Musical Op.18’을, 박미정이 고도브스키의 ‘르네상스’, 그리아즈노브가 편곡한 라흐마니노프의 ‘이탈리안 폴카’를 선보인다. 각자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곡들이다.

연주의 마지막은 2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투 피아노 포 핸즈(Two pianos four hands)로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이 장식한다.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이다. 행진곡풍으로 경쾌하게 출발해 왈츠와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로맨티시즘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리듬감과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여 이번 리사이틀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공연을 앞둔 소감을 묻자 박정희 피아니스트는 “두 피아노의 소리가 입체적으로 모이면서 하나의 소리로 들릴 때 희열을 느낀다”고 했고, 박미정 피아니스트는 “우리 둘의 색깔은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호흡이 맞는 특별한 경험을 관객분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전했다. ▶아트뱅크코레아 초청 소리나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10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예스24 등 예매. 전석 2만 원(학생 50% 할인). 문의 051-442-1941.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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