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진화…‘공공 데이터’도 개방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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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공공데이터 개방 바람’이 불고 있다. 동래구청이 부산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1차 가공을 거친 데이터를 주민에게 제공하는 등 지자체가 생산한 데이터를 지역 주민에 개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동래구청은 이달 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사업체 수 변동을 포함한 ‘동래구 주요 사업체 5년간 변동추이’를 제공해,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업종 변경을 계획 중인 소상공인이 참고하도록 돕고 있다. 올 3월 빅데이터 전담 팀을 구성한 동래구가 내놓은 성과다.

동래구 ‘사업체 5년 변동 추이’
창업·업종 변경 때 활용 도와
동·연제구도 담당 부서 구성
부산시, 행안부 평가서 ‘1등급’

동래구는 더불어 빅데이터를 가공한 사업지원정보도 제공한다. 사업지원정보는 동래구청이 최근 5년(2016~2020년)간 모은 인구통계와 사업체 조사결과다. 이를 하나의 통계자료로 가공해 주민들이 알기 쉽도록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동래구청은 그동안 인구 등 기본적인 통계자료가 분산돼 주민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해 해당 수치를 테마별로 직접 가공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단순히 통계를 통째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동별로 세분화하거나, 차트와 도표로 시각화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산에서 기초지자체가 직접 빅데이터 통계를 가공해 공개하는 건 동래구청의 시도가 처음이다.

부산 동구와 연제구도 빅데이터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담당 부서를 구성해 빅데이터 수요조사, 공공데이터 추가 개방을 준비 중이다. 일선 기초지자체에 앞서 빅데이터 구축을 시작한 부산시도 공공데이터 개방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부산시는 2015년 공공데이터법에 근거해 마련한 ‘부산시 공공데이터 포털’에 이어, 2018년 ‘부산광역시 빅데이터포털’을 만들어 민간에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빅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공기관 데이터를 가공해 제공하거나 업체에서 분석한 데이터를 구매해 민간에 공개하는 식이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공개 성적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전국 536개 기관(자치단체·공공기관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 실태평가’에서 부산시는 평균 91.6점으로 ‘우수(1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는 광역자치단체 평균(69.5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부산시 공영·민영 주차장 데이터를 활용해 주변 주차장 위치와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주차장 안내 서비스 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업체도 나왔다. 올 5월 기준 부산시의 공공데이터 민간 활용은 116만 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활용 실적을 더 올려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동래구청 임귀옥 통계데이터계장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통계를 찾고, 조사요원들이 업체를 방문해 사업지원정보를 홍보하고 있지만 데이터 활용 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빅데이터를 사업체나 주민들이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원희 데이터·AI사업부팀장은 “최신화된 데이터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업데이트 주기를 줄이면서, 시민이나 기업들의 활용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공개 데이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시 이남우 데이터인프라팀장은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하는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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