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시장 육교’도 역사 속으로… “2·3층엔 누가 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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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일로와 부산진시장을 잇는 부산진시장 앞 육교. BRT 공사로 철거될 예정이다.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 서면교차로~충무교차로에 BRT(간선급행버스 체계)가 설치되면서 부산진시장과 이어진 육교가 사라진다. 하지만 육교 철거를 둘러싼 1년 여간 논의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여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5일 부산시는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 앞 육교를 올해까지 철거한다고 밝혔다. 서면교차로~충무교차로 BRT 노선에 포함되는 부산진시장 주변에는 총 4개의 버스정류장이 생긴다. 육교와 맞닿은 구간에는 2개의 정류장이 들어선다. 도로 한가운데 버스정류장이 들어서는 만큼 정류장으로 이동을 위해서는 횡단보도 설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면~충무 BRT 공사로 철거 결정
육교 부근엔 버스정류장·횡단보도
육교 연결 2·3층 상인 불만 높아
별도 엘리베이터 등 대안 요구

부산진시장 앞 육교는 범일로와 부산진시장을 잇는 것으로, 육교는 시장 2층 입구로 연결된다. 육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그간 방문객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2층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에 2층과 3층 상인은 육교와 엘리베이터가 철거되면 접근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상인들은 육교와 함께 외곽 엘리베이터가 철거되면 노약자가 대부분인 방문객들이 고층으로 올라오기 힘들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산진시장 정윤호 번영회장은 “2, 3층에서는 50대 이상을 겨냥한 의류 등을 주로 판매하므로 고령층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2월부터 부산시는 부산진시장 상인들과 육교 철거에 따른 대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상인들은 육교가 사라져도 외곽에서 바로 입장할 수 있도록 외곽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시 측은 외곽 엘리베이터는 도로 점용 허가 대상이 아니라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관할 구청에 외곽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를 문의했으나 건축법상 허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상인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구 자갈치시장 일대에서도 BRT 횡단보도 설치를 둘러싸고 상인들 간 의견이 분분했다. BRT 공사와 함께 횡단보도가 없던 중구 중부경찰서~남포동 BIFF 광장 구간 대로에는 7개의 횡단보도가 신설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새 횡단보도와 맞닿아 있는 자갈치시장 상인은 관광객들의 접근이 편해질 것이라며 환영하는 반면, 남포지하도상가 상인들은 지하 유동 인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BRT 노선과 맞닿은 상권들이 상가 위치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BRT 공사로 부산진시장과 남문시장의 육교가 사라지면서 동구에는 범일교차로에 단 하나의 육교만 남게 된다. 2018년 동구청은 중앙대로 변에 마지막 남은 옛 삼일극장 옆 육교를 철거한 바 있다. 동구청 안전도시과 관계자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복원해 나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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