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왜 정직할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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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시청률 높은 드라마를 보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신들린 연기라고 할 만큼의 대단한 저력을 뽐내는 배우가 있다. 그런 배우를 보며 연기천재라고 하거나 천생 배우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사실 개개인의 삶 속 은밀한 부분을 들추면 그 속에 대단한 연기가 있다. 바로 오르가슴이 그것이다.

‘난 연기 안 해. 왜 흥분한 척을 하는 거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섹스를 하다가 어느 단계가 되면 또는 아직 준비는 덜 되었지만 파트너가 열심히 전희를 하며 자극을 하고 있는 경우, 반응이 오고 있다는 신호를 줘야만 하던 애무를 지속하는 동력이 생긴다. 그렇기에 보통 약한 신음부터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신체적인 신호로는 부르르 떠는 동작이나 몹시 흥분한 척, 느낀 척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아니라고? 그렇다면 그건 오르가슴을 어느 경우에도 잘 느끼는 축복을 받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왜 우리는 좋지 않은데 좋은 척 연기할까?

첫째, 상처를 주지 않고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자고 하는 섹스의 끝에서 파트너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는 것은 다 같은 마음일테니 약간의 연기와 가쁜 호흡으로 오르가슴을 꾸미면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 섹스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상처 주지 않는 것은 상대의 자존심을 지켜 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빨리 끝내고 싶어서이다. 섹스의 사인을 받았을 때 매번 기꺼이 섹스가 반가운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원만한 관계에서 거절은 다소 불편한 경우나 피곤할 때 ‘난 벌써 느꼈어!’라는 오르가슴의 신호를 알림으로써 그만해도 된다는 신호가 된다. 파트너는 이번에도 섹스가 성공적이라는 만족과 안도감을 갖고 편히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셋째, 숨기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가슴을 만져도, 클리토리스를 자극해도 쉽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솔직히 말하고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노력을 하면 되는데, 불감증처럼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파트너에게 숨기고 싶을 수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래도 숨기는 것보다는 덜 느낀다고, 아직 못 느꼈다고 말하는 게 좋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나의 파트너가 오르가슴을 연기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땐 지금 하던 애무의 위치나 방법을 바꿔 보자.

물론 질문을 함께 하면 효과가 좋다. 가령 ‘지금보다 더 좋게 길게 자극받으려면 어디를 하면 될까?’라는 식의 질문을 해야 한다. 좋은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으로는 정확한 자극점을 찾을 수 없다. 말하기 부끄러워한다면 손을 끌어다 놔줄 것을 부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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