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외나무다리 적으로… 대선캠프서 맞붙은 얄궂은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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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다소 복잡하고 ‘얄궂은’ 인연이 화제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정치인들이 이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는가 하면 정적에 가까웠던 인사들이 같은 캠프에 몸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정치동지 박재호·전재수·최인호 뿔뿔이
윤석열·최재형 캠프엔 친이·친박 혼재
김영춘·박재호는 지방선거서 격돌 예고

친노(친노무현) 적자이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의원은 ‘정치적 동지’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박재호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 캠프의 총괄본부장이고 최인호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종합상황본부장이다. 전재수 의원은 중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와 가까운 상당수 지인들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돕고 있다.

보수 정치권의 대표적인 파벌인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이 혼재된 캠프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장제원 총괄실장은 친이계 핵심이다. 반면에 부산 동아고 출신으로 윤 전 총장 캠프의 정책을 총괄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에서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과 기획본부장인 조해진 의원은 각각 친박과 친이계를 대표한다. 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고, 조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 공보특보였다.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사이도 많다. 윤석열 캠프의 총괄실장과 부실장을 각각 맡고 있는 장제원·윤한홍 의원은 대표적인 친홍준표 계열이었다.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각각 수석부대변인과 조직부총장을 맡길 정도로 아겼다. 하지만 요즘 윤 전 총장을 가장 강도 높게 공격하는 사람이 홍 의원이고, 그런 윤 전 총장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장·윤 의원이다.

공안통 검사로 유명한 정점식 의원은 ‘황교안의 오른팔’로 통했지만 지금은 윤 전 총장 캠프의 공정과상식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진복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과 가깝고, 그의 보좌관 출신인 김희곤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 .

내년 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재호 의원은 내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격돌할 운명에 처해 있다. 정치적 ‘앙숙’ 관계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내년 울산시장 때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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