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진자 폭증, '위드 코로나' 시대 지금부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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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로 치솟았다.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2223명이다. 지난달 초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올리고 사적 모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 비상 대책에 나섰으나 역부족인 듯하다. 오히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고 휴가철 이동 수요까지 겹치면서 수도권이나 비수도권, 사업장이나 일상공간 구분 없이 전방위로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일 확진 2000명대… 새로운 고비
방역 패러다임 다시 고민해야 할 때

이번 양상이 1~3차 때와 다른 것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증한 때문이다. 8월 첫째 주 델타 변이 검출률은 73.1%로 전주 대비 11.6%P 증가했다. 확진자 10명 중 7명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부산에선 이미 델타 변이 검출률이 85.2%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가 100%를 차지하는 건 시간문제다. 더욱이 접종률 60%를 넘긴 이스라엘,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보듯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세는 예방접종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최근까지도 코로나19 대응의 궁극적 목표로 삼았던 오는 11월 70% 접종으로 집단면역 효과를 보겠다는 구상을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면서 중증화와 사망자 감소에는 적지 않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여전히 해법이라는 점은 간과해선 안 된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어렵다는 것과 확산세 저지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 위주로 방역 체계를 짜야 한다는 전문가들 주장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손영래 사회전략 반장도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심으로 한 규제 체계와 의료 대응 체계, 방역 전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방역과 경제, 일상 모두를 지켜낼 수 있는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당장은 지금의 방역 체계를 급속도로 바꾸면서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고 백신 접종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꿀 경우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자 기준으로 인구 대비 42.1%로 2차까지 접종을 마친 경우는 15.7%에 불과하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백신 수급에 총력을 기울여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서두르되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방역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절대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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