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개 골목골목… 연제구, 부산 첫 ‘복지 사각지대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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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공무원들이 ‘복지 사각지대 지도’를 활용해 복지 취약 계층을 발굴, 리스트를 만들고 복지 사업을 펼친다. 통·반장과 자원봉사자들이 휴대폰 속 마이크로 지리정보를 보고 복지 소외 정도가 심한 주민에게 음식을 나눠준다.

앞으로 3개월 뒤 부산 연제구에서는 이런 일이 현실이 된다. 연제구를 450개 미세한 골목길로 분류하고, 개별 주거·복지상태 분석을 통한 데이터 지도를 만들어 코로나19 속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에 복지 정책을 펴는 것이다.

마이크로 지리정보 활용 제작
취약 계층 휴대폰으로 쉽게 찾아
조사용역 시작… 11월 지도 완성


11일 부산 연제구청은 “복지 사각지대 예측 마이크로 지리정보 지도(로드맵) 발굴 조사 용역을 이달 시작했다”고 밝혔다. 용역에는 2000여만 원이 투입됐으며, 오는 11월 이 용역을 통해 마이크로 지리정보를 활용한 부산 최초의 복지 사각지대 지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이크로 지리정보란, 일반적인 조사 자료와는 달리 매우 잘게 쪼갠 소지역 단위로 지리 등 여러 가지 데이터를 촘촘하게 분석한 자료를 말한다. 마이크로 지리정보 지도상에 연제구는 단위별로 450개의 세분된 골목길로 쪼개진다.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단독주택, 아파트 등 건물에는 번호가 부여된다. 쪼개진 골목길은 다시 여러 단계의 색깔로 분류되는데, 이는 복지 사각지대 소외 예측값이다. 예를 들어 붉은색이 표시된 건물은 복지 정책에서 소외된 사각지대 주민들이 있을 확률이 높은 곳이다. 산출된 예측값은 각각 소지역(골목길) 복지 사각 예측 순위와 등급으로 다시 매겨진다.

구청 공무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은 이 지도를 활용해 더욱 효과적인 복지 사업을 펼칠 수 있고, 이에 맞춘 새로운 복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구청은 매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을 발굴하는 업무를 봐 왔지만,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신규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는 11월까지 약 3개월이 걸리는 관련 용역은 ‘사립지방자치 데이터연구소(연구소)’에서 진행한다. 지리정보 데이터 분석 분야에 특허를 낸 연구소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도 제작에 반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민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해 지역 생계·의료·거주 등 사회 경제적 데이터도 취합할 계획이다. 구청은 정책 반영 효과를 보고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이 지도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연제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마이크로 지리정보를 통해 복지 정책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있는지 등 주민 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구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복지 사업도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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