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에도 2000명대… ‘위드 코로나’ 힘 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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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위드 코로나’ 논의가 탄력을 받는다. 현실적으로 ‘종식’이 어려운 만큼 백신을 접종하면서 위중증화를 막는 상태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독감과 같은 방식이다. 반면, 치명률이 아직 독감의 10배에 달하는 만큼 일반 감염병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방역 강화 불구 확산세 안 꺾여
위중증 비중·치명률은 ‘급감’
중증 관리로 방역 체계 전환 여론
“높은 백신 접종률 등 준비 없이
코로나와 ‘공존’은 위험” 지적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고인 2223명이라고 밝혔다. 직전 최다 기록인 지난달 28일 1895명보다도 328명 많다. 지난달 12일부터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를 적용하는 등 전국적으로 방역을 강화했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형국이다.

지난 10일부터 4단계가 적용된 부산에서는 이날 118명의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환자가 9473명이 되었다. 또 부산시는 최근 확진자들 표본 검사에서 델타 변이 검출률이 85.2%였다고 11일 밝혔다. 확진자 중 10명 중 8~9명은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였던 셈이다. 반면 위중증 환자 비중이나 치명률 등은 큰 폭으로 줄었다. 11일 코로나19 국내 치명률은 0.99%로 집계, 지난해 3월 1차 유행 이후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5월 26일 2.4%였다.

확산세는 계속되고 치명률은 떨어지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확산세 저지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 위주로 방역 체계를 짜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치 독감에 대응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역 체계를 급속도로 바꾸면서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치명률 감소는 백신 효과에 따른 것으로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여전히 높고, 위드 코로나를 위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통상적인 감염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전파력이 강하지고 위험성이 낮아지는 형태로 변이가 일어난다. 하지만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는 전파력만 강해졌고, 위험도는 기존 바이러스와 차이가 없다. 더욱이 치명률도 독감의 10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감염병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스웨덴은 중증 환자 위주로 대응하며 ‘위드 코로나’와 유사한 집단면역을 추진했다가 높은 사망률로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준비 없이 자연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진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높은 수준의 백신 접종 완료자 비율은 기본 조건으로 지목된다. 백신을 통해 확산세와 위중증 환자 비율을 떨어뜨려야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 기관 확충도 전제 조건이다. 현재는 공공전담 의료기관에서만 환자 치료가 이뤄진다.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부산대 예방의학과 김창훈 교수는 “현재 추세라면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방역을 풀 수는 없다”며 “치료기관 확충과 치료제 개발 같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하며 공존을 모색할 때”라고 진단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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