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유해 광복절에 고국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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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연합뉴스

오는 광복절에 여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 땅을 밟게 됐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하고서 일본군의 대대적 토벌을 피해 1921년 연해주로 이주한 이후 100년 만이다. 이달 16∼17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맞춰 유해 봉환이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단장으로 한 특사단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해 유해를 모신다.

연해주 이주 100년 만에
16~17일 국민 추모 거쳐
18일 대전현충원 안장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영화 암살 등에서 독립투사 역할을 맡았던 배우 조진웅 씨도 특사단에 포함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15일 저녁 한국에 도착하며, 16일과 17일 이틀간의 국민 추모 기간을 거쳐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정부는 홍범도 장군에게 1등급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도 추서한다.

홍범도 장군은 현재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안장돼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당시 홍범도 장군의 유해 국내 봉환을 요청했고,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협조할 것을 약속해 양국이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홍 장군의 유해 봉환 계획을 처음 공표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이 연기되면서 미뤄졌다가 이번에 성사됐다.

홍범도 장군은 백두산과 만주 벌판을 누비며 일본군을 토벌해 ‘독립전쟁의 전설’로 평가받는다. 1920년 6월 일본군 19사단의 추격대대를 궤멸시켜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인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항일 무장투쟁에서 첫손에 꼽히던 그였지만, 해방 후 홍범도 장군은 남북한 모두에서 소외됐다. 정부는 1962년에 와서야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지만 그 뒤로도 한동안 외면했다. 반공이데올로기가 강했던 탓에 소련군 일원으로 싸우고 레닌 선물까지 받은 홍범도 장군을 높이 평가하기 어려웠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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