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초·중·고교, 너도나도 온실가스 감축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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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맹렬한 폭염 탓에 전력 수요 또한 치솟고 있다. 게다가 전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촉발한 위기를 넘기 위해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에너지 소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두고 갈등의 골도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원의 선택 못지 않게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014년 에너지총조사 대형건물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에너지 사용량은 2000년 약 13만 TOE(석유환산톤)에서 2013년 약 33만 TOE로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13.9%를 차지했다. 이는 호텔, 병원과 더불어 가장 높은 에너지 소비량이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서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대형 건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부산지역 대학과 초·중·고등학교는 에너지 효율화와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온실가스 저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 건물 에너지 사용량 비중 높아
동의대 ‘캠퍼스 에너지 효율화 사업’ 준공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스마트 장치 구축
부경대, 옥상서 태양광 발전 전기 생산
초·중·고교 92곳도 태양광 발전 설비


■최고의 에너지원은 ‘효율성 높이기’

동의대는 올 6월 29일 국제관 석당아트홀에서 ‘동의대 캠퍼스 에너지효율화 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의대 한수환 총장과 한국동서발전 김영문 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심창호 부이사장, 엔엑스테크놀로지 남주현 대표이사 등 대학과 기관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캠퍼스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클라우드 플랫폼기반 에너지 효율 향상 시스템(스마트 센서, 냉난방, 조명, 전열기)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6월에 착공하여 12월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 효율향상 시설로 준공됐다. 앞서 올해 1월부터 4개월 동안 시운전이 진행됐는데, 시운전 결과 1~4월 동안 에너지 사용량이 전년도 대비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26.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부터 본격 상업운전을 하고 있는 동의대는 이를 통해 교내 총 24개관에 1만 9000여개의 첨단 스마트 에너지 장치를 구축, 전기요금 20% 이상의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동의대는 해당 사업을 통해 매년 3.8G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만 2700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또한 이를 통해 1년에 온실가스 1900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은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공급원’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온실가스 감축기여도 전망을 보면 신재생에너지 35%, 포집·저장(CCS)은 14%에 불과하지만, 에너지효율은 40%에 이른다. 반면 발전에 필요한 총 비용(환경적·사회적 부담 모두 반영)을 전체 발전량으로 나눈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보면 원자력 11.7, 석탄 10.1, 태양광 5.5이지만, 에너지효율은 3.5에 불과해 비용이 가장 낮다.

한수환 동의대 총장은 “이번에 준공된 캠퍼스 에너지효율화 사업이 학내 전력 설비 운영의 안정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의 성공으로 인한 에너지비용 절감액을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내복지 향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혁신과 협력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태양광발전 거들고

동의대처럼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태양광발전 등 학내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갖추고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대학도 있다. 부경대는 캠퍼스 16개 건물 옥상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운용 중이다. 부경대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매년 1200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이 대학 전체 전기 사용량의 4.8%를 차지한다. 또한 한 달에 300KWh를 사용하는 4인 가족 가정집 33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기도 하다.

부경대는 이밖에도 부재 중 냉난방기 계속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냉난방기 가동을 하루에 다섯 차례 중앙제어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 중이다. 또한 건물 복도와 화장실 등에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전등을 통한 전력 소모량도 줄이고 있다.

대학뿐만 아니라 부산의 초·중·고등학교에도 태양광발전 설비가 가동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학교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설비는 초등 36곳, 중학교 32곳, 고교 21곳, 특수학교 3곳 등 모두 92곳에 이른다. 전체 설치 용량은 5788Kw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들 설비를 통해 연간 745만 7549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3년간 발전량만 2237만 2647KWh, 이를 통해 아낀 전기요금은 17억 1500만 원에 이른다.

온실가스 감축량도 상당하다. 부산의 초·중·고등학교 현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설비 덕분에 1년에 온실가스 3477tCO2(이산화탄소환산톤), 3년 동안 1만 431tCO2를 줄였다. 이는 3년 동안 나무 6만 2486그루가 흡수하는 탄소양과 유사하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태양광발전 사업이 경제성은 다소 낮을지 모르겠지만, 범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환경보호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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