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가득 스며든 순수한 동심, 그 따스한 감성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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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권 유작전’이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광화랑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채 작가는 경남 고성 출신으로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마산문협과 부산미협에서 시인인 동시에 화가로 활동했다.

채 작가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와 낙토지상주의(樂土至上主義)를 담은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의 작품 속에는 에덴동산과 같은 비현실적 낙원의 정경이 묘사되어 있다. 작가는 1983년 부산호텔 미술전시관 전시 당시 도록에 실린 작가의 변에서 ‘회화의 깊은 뜻은 자기인자의 혼을 찾은 길이다’라고 했으며, 1994년 전시 도록에는 ‘우리의 내일을 위하여 영혼의 안식을 위하여 아름다움을 품고 사는 자유로운 새가 되자’고 썼다.

채정권 화가 유작전 개최
수영구 미광화랑서 30일까지
에덴공원 같은 낙원 섬세한 묘사
현대인에게 평화와 힐링 선물

1979년 국제화랑에서 열린 ‘제6회 채정권 유화전’ 도록 서문에서 김종식 화가는 ‘동심의 세계는 영원한 인간의 고향인 낙원동산과 통하는 길을 안내하는 심상’이며 ‘그림에 풍기는 공간성은 이지적이고 소박한 표현형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채정권의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1985년 작 ‘낙원’, 1989년 작 ‘엄마와 숲속의 아이들’, 1994년 작 ‘춤추는 사람들’ 같은 작품들은 따스함과 정겨움, 순진과 무구를 느끼게 한다. ‘채정권 유작전’을 기획한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는 “얼핏 보면 마치 아마추어 화가의 그림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독자적 화풍으로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환상과 신비의 세계를 드러내 현대인에게 필요한 평화와 안식, 힐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인으로도 활동했던 채 작가는 작품 뒤에 그림에 대한 짧은 단상을 기록한 종이를 붙여뒀다. 작품 ‘고목과 모정’(1993년)에 대해 작가는 ‘큰 고목 번창한 깊은 뜻은 우리에게 힘과 풍요로움을 주고… 모정의 따스한 사랑은 무한한 애정으로 동심에게 용기와 슬기를 일깨워준다’고 밝히고 있다.

‘옥수수 따는 아이들’(1979) ‘여름 강마을’(1994) 같은 그림에서는 정겨움이 느껴진다. 옥영식 미술평론가는 채 작가 작품에 대해 ‘아이, 새, 꽃, 복숭아, 용, 고기 구름 등 인간의식의 상징어를 구사하여 ‘마음의 즐거운 흥분과 교감’을 서툴게나마 노래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채정권 유작전’=30일까지 미광화랑. 051-758-2247.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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