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야권 통합 불발… ‘사면초가’ 이준석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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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 전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임 두 달 만에 리더십 위기에 휩싸였다. 당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충돌이 심화된 것이 도화선이 됐고, 16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합당 무산’ 선언이 기름을 부었다. 당 대표의 최대 과제인 대선 승리 기반 닦기의 핵심인 두 사안이 모두 삐걱거리는 셈이다.

윤석열과 사사건건 집안싸움 ‘도화선’
안철수 합당 무산 선언이 기름 부어
당내서도 “공정성 상처”… 책임론 대두


국민의힘은 이날 안 대표의 ‘독자 노선’ 선언에 “서울시장 선거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 버린 행동에 유감”이라고 그 책임을 안 대표 측으로 돌렸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책임론도 적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대표는 그동안 안 대표 측과의 ‘샅바 싸움’을 SNS에 적나라하게 노출하면서 “예스(Yes)냐 노(No)냐 답하면 된다” “정상적인 언어로 소통하자”며 굴복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으로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감정을 건드렸다. 이 대표가 사실상 협상 결렬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그러나 안 대표가 독자 대선 출마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야권 분열이라는 부담스러운 리스크 하나를 안게 됐다. 이에 당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분열은 공멸이다. 감정 싸움 할 때가 아니다. 몇 날 며칠 밤을 새더라도 다시 하시라”면서 “당 지도부의 노력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이 대표의 협상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과의 충돌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대처도 미숙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갈등의 핵심인 대권주자 토론회 참여 문제를 두고 당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가 이렇게까지 파열음을 내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정한 대선 관리자가 돼야 할 이 대표가 공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9일 “지금 대선을 치른다면 여당에 5%P 정도 차이로 진다”고 한 것은 다분히 윤 전 총장의 대선 경쟁력을 낮춰 보는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 보니 이 대표에 대한 당내 기대도 우려로 서서히 바뀌는 형국이다. 중립 성향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지도부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공정성에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측도 어쨌든 지지율 제1 후보이기 때문에 무슨 일을 실행하기 전에 먼저 윤 후보 측하고 사전 조율을 하고 좀 정돈된 형태로 당을 가져가야 된다. 안 그러면 진짜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민심이 굉장히 안 좋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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