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국힘… “윤석열 곧 정리” 이준석 발언 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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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예정했던 경선준비위원회의 대선주자 토론회를 취소하기로 17일 결정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불참 의사를 밝힌 행사를 취소하면서 ‘내홍’ 봉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신 최고위는 25일 대권 주자 정견 발표회를 개최한 뒤 다음 날(26일)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경선준비위원회 체제에서 선관위 체제로 전환하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경선 불공정’ 논란의 당사자인 이 대표가 경선 관리 권한을 내려놓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비친다. 경준위 행사 강행 의지를 보였던 이 대표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하며 복잡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토론회 취소하며 갈등 봉합 불구
이 대표 ‘중립성’ 논란 다시 증폭
‘윤석열 녹취록’ 이어 내홍 격화
선관위원장 인선, 새 뇌관 될 듯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이달 12일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 대표의 ‘중립성’ 논란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이 대표의)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게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앞 뒤 워딩도 있는데 그것을 옮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특정 주자에 대해 (그렇게 언급)하는 부분은 충격이었다”며 “불공정의 시비와 회오리 속에 당 대표가 있어서 너무 위험하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의 ‘지도부 패싱’ ‘탄핵’ 논란에 이어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전화통화 녹취록 유출 소동을 두고 양측의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을 부은 셈이다. 전날(16일)엔 윤 전 총장이 이 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의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한 사실까지 전해졌다. 윤 총장 측은 “SNS 관리자가 본인 계정인 줄 착각해 누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기다 당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도 뇌관으로 남았다. 이 대표는 경준위를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을 선관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의지가 있는데, 경준위가 준비한 토론회를 두고 당내 갈등이 증폭된 만큼 지도부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읽혀 최종 결정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대권 주자들의 견제 분위기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최근 당내 상황을 두고 “저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26년 만에 처음”이라며 “토론 안 하려고 당 대표를 흔드는 건 참 딱하다고 생각한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라디오에서 토론회를 둘러싼 이견 표출에 대해 “단순히 절차상의 트집”이라며 “당에서 정하면 당연히 따르는 게 맞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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