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128. 선의 울림으로 만든 자연의 리듬, 남춘모 ‘Stroke Lin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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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모 작가는 세계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 등이 대표하는 한국 단색화 작가의 뒤를 이어 후기단색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남춘모는 작업 초기부터 시도해온 ‘선(線)’의 실험적인 조형방식을 통해 부조회화, 혹은 입체회화라는 독창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작품 ‘Stroke Line 2007’은 천으로 된 부드러운 소재에 투명 합성수지를 발라 응고시킨 ‘ㄷ’자 모양의 유닛(unit)들을 캔버스 위에 직선, 사선으로 구조화한 것으로 평면회화와 조각의 경계에 있다.

2007년은 남춘모 작가의 작업 변화에서 중요한 기점이다. 이 시기 아크릴판에 부착한 유닛을 캔버스로 옮겨오고, 채색된 유닛을 사용하며 회화성을 강조하는 등의 작업방식 변화를 보이며 ‘빔(Beam)’ 연작을 시작한다. 작가가 모색했던 물성탐구, 공간과 선의 관계탐색은 캔버스 내에서 공간의 깊이와 울림을 만들어 내며 ‘스트로크 라인(Stroke Line)’, ‘빔(Beam)’, ‘스프링(Spring)’ 연작으로 이어지며 작업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

남춘모 작품의 핵심적인 조형언어인 ‘선’은 자연의 정서와 리듬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선의 의미는 “드로잉 선들이 공간 속으로 진화하는 방법”과 “한 공간을 표현하고자 ‘예술의 무의식’에 도달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남춘모는 한국 단색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최근 평면회화, 입체, 설치 등의 방식으로 ‘선’의 사유를 넓히며 장르간 경계 허물기, 확장된 지각 체험이라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로 한국 후기 단색화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김지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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