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해수욕장 개발이익 환수 협상 ‘하세월’ “서구청은 민간업자 대변자인가”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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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송도해상케이블카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청이 송도해수욕장 일대 개발로 수익을 버는 민간 사업자를 상대로 이익금 환수를 위한 공공 기여 재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난항을 거듭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구청이 도리어 민간 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서구청은 2019년 11월 (주)송도해상케이블카, (주)아이제이동수와 각각 재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주)송도해상케이블카와는 공익기부 비율을 두고, (주)아이제이동수와는 공공기여 이행 방안을 두고 1년 넘게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두 협상 모두 합의점을 찾지 못해 난항 중이다.

해상케이블카·아이제이동수
재협상에도 해결책 못 찾아
업자들 변명·핑계에 속수무책

송도해상케이블카와의 협상에서 서구청은 ‘코로나로 인해 케이블카 수익이 줄었다’는 이유로 기여분 증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구청 기획감사실은 “양측이 정기적으로 만나고는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고 밝혔다.

(주)아이제이동수와 협상은 규정 위반 논란마저 인다. 지난 11일 서구청은 입주 시기인 내년 4월께 공공기여 이행 방안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도 아파트 동별로 이진베이시티의 준공을 허가해 주겠다고 밝혔다. 입주자 재산권 보호를 위한다는 게 서구청의 근거였다. 이 같은 서구청의 입장은 2015년 7월 1일 시행된 부산시 지구단위계획 운용 지침과도 어긋난다. 운용지침에 첨부된 ‘공공기여 확인서’에는 공공기여의 설치 및 제공을 사업 준공 전에 완료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도록 방치한다’는 여론에 마지못해 재협상에 나선 서구청이 협상마저 지지부진하게 끌어가자 날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코로나로 기업이 어려운 시국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런 이유로 협상에 진척 없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특혜 시비가 있는 사업에 대해 공공기여에 대한 합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공한수 서구청장은 동별 준공 논리가 서구청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내년 4월 전까지 구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공공기여를 받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 구청장은 “부산시 특위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12월 안으로는 꼭 끝을 맺어야 하는 협상이기에 급하게 진행하게 된 부분이 있다”며 “케이블카 관련 협상 역시 코로나 변수로 진행의 어려움은 있으나 윤곽이 나올 때가 됐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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