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 탈선… 사고 잇따르는 부산도시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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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67만 명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부산도시철도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불과 하루 사이에 전례 없는 작업 차량 탈선과 열차 전력 중단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사장 공백’에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부산교통공사 조직의 기강 해이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18일 3호선 동력 끊겨 열차 멈춤
탑승객 비명 지르며 대피하기도
1호선에선 작업 차량 선로 이탈
사장 공백 겹쳐 조직 기강 논란

19일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 20분께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 방면 배산역 구간에서 전력 문제로 동력이 갑자기 끊기면서 열차가 멈춰섰다. 기관사가 관제실에 상황을 보고하고 열차 재기동을 시도했으나,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폭발음에 가까운 굉음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약 60명이 전동차에 내려서 대피한 뒤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25분간 기다려야 했다.

굉음을 동반한 사고에 당시 열차에 탑승한 시민들이 놀라 열차 밖으로 달려 나가면서 비명을 지르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교통공사는 별도의 구조용 열차를 보내 문제가 된 열차를 대저 차량기지창으로 옮겼으나, 대저 방면 후속 열차 2편이 지연 운행되기도 했다. 열차 동력 문제는 종종 발생했으나, 재기동 후에도 전력이 돌아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 측은 사고 발생 하루가 넘도록 사고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같은 날 선로 점검용 작업 차량의 바퀴가 빠져 선로를 벗어나는 탈선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18일 오전 4시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정류장 부근에서 선로와 시설물 점검을 마치고 복귀하던 작업 차량의 바퀴가 빠지면서 선로를 벗어난 것이다. 열차 뒤에 붙어 짐을 싣는 ‘짐차’ 역할의 구조물이 넘어진 것인데, 바퀴가 빠지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복구 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약 1시간 20분 동안 다대포해수욕장역∼서대신역 구간의 운행에 차질이 빚어져 열차 4편가량이 정상 운영하지 못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불과 하루 만에 선로 이탈 사고와 전기 공급 중단 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하루 사이에 이 같은 사고가 연달아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모두 예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부산교통공사의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 탓도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추측된다.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사장이 한 달째 공석인 상태다. 지난달 중순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전 사장은 임기 약 6개월을 남겨둔 채 부산시에 사의 의사를 전달하고 사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부산교통공사는 현재까지 사장 직무대행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잇따라 발생하는 열차 사고가 조직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임기 수개월을 남겨둔 채 발생한 사장 공석 사태에 잇따른 열차 사고가 발생하면서 부산교통공사에 대한 시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부산교통공사의 노력과 사장 공백 사태를 정상화하기 위한 부산시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열차 사고와 사장 공백으로 인한 운영 체제는 전혀 무관하며, 사고 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민들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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