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빚투’에… 은행 이어 증권사도 속속 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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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증권사에서도 신용대출 중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대출광고가 붙어 있는 서울의 한 시중은행 앞을 행인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증권사에서도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중단이 부동산에 대한 무리한 ‘영끌’ 투자에 따른 것이라면, 이번은 주식시장에서 늘어나는 ‘빚투’에 따른 대책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앞서 NH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매도 담보 대출은 가능하며, 보유한 대출 잔고는 요건을 충족할 경우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신용공여한도 소진 따른 조치
한국·NH투자 담보대출 멈춰
서민 “우린 어쩌나” 불안불안
당국 “대출 중단 확산 없을 것”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신용공여 한도를 지키기 위해 신규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는 가끔 있다.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신용공여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에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한 증권사 역시 최근 늘어난 ‘빚투’로 인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증시 자료에 따르면,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25조 원을 넘어선 이래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25조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23일 금융당국은 지난주 일부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것에 대해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단,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중단에 대해 금융당국의 입장을 밝히는 문서를 배포했다. 지난주 농협은행은 11월 30일까지 전세대출 등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전세자금 대출의 신규 취급을 9월 말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농협은행이 갖고 있던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상황에서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 있어서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가계대출 조으기 움직임에 대한 서민들의 우려는 사그러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26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대출을 옥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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