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LH, 직원 퇴사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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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대책으로 정부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하자 전국적으로 젊은 LH 직원들의 ‘퇴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에서도 올해만 직원 6명이 자진해서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울지역본부 올해 6명 사직서
대부분 입사 4년 차 미만 신입

24일 LH 부산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퇴사한 직원은 총 6명이다. 이들은 정년퇴직 또는 명예퇴직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낸 경우다. 3월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터진 이후 사직서를 낸 젊은 직원이 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입사 4년 차 미만의 신입 직원들이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에서는 평균 자진 퇴사자가 한 해 1명 수준이다. 올해처럼 연차가 낮은 젊은 직원이 줄줄이 퇴사를 한 것은 지역본부에서도 전례가 없었다. 퇴사와 별개로 10명 이상의 직원이 휴직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이직을 준비 중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H 젊은 직원의 퇴사 러시는 전국적인 상황이다. LH 전국 본부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퇴직자 수는 174명이다. 이는 지난해 퇴직자 337명의 51.6% 정도이기는 하지만, 이들 중 연차가 10년 이하인 경우가 74명이나 됐다. 전체 퇴직자의 42.5% 정도가 한창 업무를 배우고 인재로 성장해 나갈 젊은 직원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LH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LH 한 직원은 “선배들의 땅 투기 비리로 후배들의 설 곳이 좁아지고, 이것이 줄사퇴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참에 흔들리는 조직을 나와 서울행을 택하거나 이직을 준비 중인 저연차 직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 관계자도 “젊은 인재들이 퇴사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며, 신규 채용이 중단된 만큼 현 상황은 더 씁쓸하다”며 “다만 현재 퇴직자 중에는 땅 투기와 관련된 사람은 없으며, 관련 고위직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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