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동부건설 맞는 한진중, 신사업 기대감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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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부산일보DB

그동안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의 피인수가 진행돼 온 한진중공업에 동부건설 출신 인사들의 진입이 예고되면서 인수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새 주인을 맞는 한진중공업 안팎에서는 긴장감과 함께 경영 정상화, 신사업 진출 등 다양한 활로가 모색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4일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최근 공시를 통해 내달 3일 서울 한진중공업 남영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사외이사 6명과 감사를 선임하는 안건 등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3일 임시주총 개최
동부건설 출신 2명 이사 선임
건설·기획 분야 책임 맡을 듯
급격한 변화 없이 정상화 주력
해양 플랜트 등 새 활로 모색

이번 임시주총은 동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인 홍문기 씨와 에코프라임PE 대표이사 유상철 씨가 한진중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 인수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컨소시엄 참여 기업 인사들이 한진중공업 내부로 진입, 실질적인 경영에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각 건설과 재무 부문 전문가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동부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을 지내다 2020년 2월부터 자회사인 동부엔지니어링 경영을 맡은 인물이다. 또 이번 한진중 인수에 참여한 사모펀드 운영사인 에코프라임PE를 이끌어 온 유 대표는 2016년 한국토지신탁과 손잡고 동부건설을 인수할 때에도 동부건설 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유 대표는 미래전략실장을 맡아 동부건설 정상화를 이끈 바 있다.

신규 선임되는 사내이사 3명 중에는 성경철 한진중공업 부사장도 포함된다. 성 부사장은 조선영업본부 부본부장, 인사총무총괄, 통합 관리본부장 등을 지낸 한진중공업 내부 인사로 이번 임시주총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지역 조선업계에서는 이들 동부건설 출신 인사의 합류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의 한진중공업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4월 KDB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한진중공업 주식 매매계약을 맺은 뒤 그동안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실사를 거치는 등 인수를 진행해 왔다. 그동안 컨소시엄 참여 주체들의 인수 금액 마련도 별다른 차질 없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은 동부건설 컨소시엄 측 인사들의 합류 이후 당분간 경영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부문의 경우 최근 조선업 수주 호황에도 방산 수주에만 머물며 신규 수주 등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 본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부진을 면치 못한 조선 부문을 뒷받침하며 한진중공업의 주력으로 올라선 건설 부문 역시 최근 적자전환되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당장 한진중공업 사명을 바꾸는 등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 건설 부문이 합병하는 일 역시 조선과 건설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던 한진중공업 내부 사정 상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아직 컨소시엄 측으로부터 내부 변화 등에 대한 메시지가 없었던 만큼 내부 인적 변화가 이뤄진다면 이 역시 이번 임시주총 이후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 내부적으로도 임시주총 이후를 지켜보는 분위기이지만 산업은행 체제에서 오너 체제로 전환되는 데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체제에서 한진중공업은 자체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현상유지에만 급급한 상황이었는데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면 이런 위축된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부적으로도 향후 상선 수주, 해양플랜트 사업 추진 등 조선업 업황 호전에 따른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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