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금강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다량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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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낙동강에서 뜬 물과 그 당시 사진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낙동강과 금강에서 청산가리보다 최대 200배가량의 독성을 지닌 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정부의 조사와 큰 차이가 있는 결과여서 환경단체들은 정부 조사 방식이 실제 오염 정도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세상과 함께 등은 24일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낙동강과 금강에서 다량으로 검출됐다”며 “미국 레저 활동(물놀이) 금지 기준치보다 최고 245배 농도로 검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7월 28일부터 8월 20일까지 매주 2차례 낙동강 27지점과 금강 5지점에서 채수한 뒤 분석한 결과다.

청산가리보다 최대 200배 독성
간질환·위장염 등 질환 유발
환경운동연합 낙동강 27곳 분석
14곳 미국 물놀이 기준치 초과
“환경부 채수 방식은 오염 왜곡”

마이크로시스틴은 남세균이 생성하는 대표 독소로,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적게는 20배 많게는 200배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다량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간질환·위장염·근 위축성 측삭경화증과 같은 질환이 발생한다. WHO와 미국 환경청은 마이크로시스틴의 먹는 물 기준 1일 허용치를 1ppb로 정했으며, 20ppb 이상이면 물놀이 같은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낙동강 25개 지점 중 14개 곳에서 미국 레저 활동 기준을 초과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나머지 지역도 재조사가 필요하거나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곳으로, 기준치를 초과한 마이크로시틴이 검출됐을 수도 있다.

낙동강의 경우 대구 국가산업단지 취수장에서 강물 1리터 당 4914ppb로 가장 검출량이 많았으며, 창녕함안보 상류 4226ppb, 창원 본포취수장 앞 1555ppb, 도동서원 앞 982ppb 순이었다. 미국 레저 활동 기준으로 볼 때 수십에서 수백 배 수준이다. 금강의 경우는 데이터 얻을 수 있는 3개 지점에서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다. 어부뱃터 선착장이 2362ppb로 가장 높았고, 웅포대교 수상 스키장 부근 1562ppb, 용두양수장 앞 1509ppb로 분석됐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수돗물 정수 시설 성능에 따라 대부분 독성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고 하지만, 높은 수치는 상수원 안전에 관한 우려를 크게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검출 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녹조가 물 흐름이 느려지는 강변에 주로 몰리는데, 환경부의 채수 지점은 강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매곡취수장 앞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량은 435ppb였으나 환경부의 채수 지점에서는 0.11ppb로 400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구미 해평취수장 앞에서도 60ppb, 칠서 취수장 앞에서도 8.2ppb가 검출됐으나 두 곳 모두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는 검출량이 없었다. 다만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취수장 앞에선 8.1ppb가 검출됐고,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도 3.52ppb가 나와 비교적 간극이 작았다. 이는 2018년 녹조 대발생 뒤 부산시의 요청으로 환경부가 채수 지점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낙동강 상황은 4대강 사업 이후 보 영향의 장기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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