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스크린 넘어 스트리밍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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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 시리즈 화제작을 오는 10월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극장 중심이던 영화 산업이 OTT로 중심축을 옮겨 가면서, ‘영화 같은’ 드라마 시리즈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초 ‘OTT 섹션’ 신설
지옥·마이 네임·포비든 등
넷플릭스·HBO 드라마 소개
올해 BIFF 10월 6~15일 개최

■OTT 드라마로 영역 넓힌 BIFF

BIFF는 아시아 최초로 OTT 드라마 시리즈를 소개하는 공식 섹션인 ‘온 스크린(On Screen)’ 섹션을 신설한다고 25일 밝혔다. 넷플릭스의 ‘지옥’과 ‘마이 네임’, HBO ASIA의 ‘포비든’까지 3편을 선보인다. OTT 플랫폼에서 작품을 공개하기 앞서, BIFF에서 OTT 화제작을 미리 만나 볼 수 있는 셈이다.

BIFF는 3년 전부터 OTT 플랫폼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했는데, 올해는 아예 드라마 시리즈 화제작을 상영하는 섹션을 신설하면서 문호를 더욱 넓혔다. BIFF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4~5년 전부터 미국 선댄스영화제나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서는 ‘Episodic(에피소딕)’ 섹션을 통해 OTT 혹은 방영 채널이 정해지지 않은 드라마 시리즈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소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베니스와 토론토국제영화제도 2~3년 전부터 드라마 시리즈를 소개해 왔고, BIFF 역시 최근 영화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아시아 최초로 ‘온 스크린’ 섹션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BIFF ‘온 스크린’ 섹션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아시아 첫 상영이거나 전 세계에서 처음 상영한다. 시리즈 전체를 영화제에서 공개하지는 않고, 전체 중 일부 회차를 합쳐 한 상영 타임에 선보이는 식이다.



■장르물 3편으로 첫선 보여

먼저, 연상호 감독의 ‘지옥’(6부작 중 3부작 상영·150분)의 경우 연 감독이 최규석 작가와 함께 스토리를 만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나고 이 혼란을 틈타 세력을 넓힌 종교 단체 ‘새진리회’와 이에 맞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사람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옥’은 9월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도 초청받았으며, BIFF에서는 아시아 프리미어로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배우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원진아, 이레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화제작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의 차기작 ‘마이 네임’(8부작 중 3부작 상영·143분)도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주인공의 복수를 그린 액션 누아르다. 배우 한소희를 주인공으로 박희순, 안보현 등이 출연한다.

‘포비든’(8부작 중 2부작 상영·90분)은 태국 아누차 분야와타나 감독과 한국계 미국인 조쉬 킴 감독이 공동 연출하는 작품으로 HBO ASIA가 제작하는 호러 영화다. BIFF에서 상영하는 부분은 아누차 분야와타나 감독이 연출한 2부작이다. 4년 전 제22회 BIFF에서 지석상을 수상한 감독으로 BIFF와 인연도 깊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방콕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로 향하는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인 크리스타나품 피불송그램을 비롯해 태국 라이징 스타가 대거 출연한다. ‘마이 네임’과 ‘포비든’은 BIFF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작이다.

BIFF 김정윤 홍보실장은 “올해 ‘온 스크린’ 섹션 신설을 시작으로 매년 초청 작품 수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0월 6일 개막해 15일까지 열릴 예정인 BIFF는 개막식과 부대 행사도 진행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상영관도 영화의전당뿐만 아니라 센텀시티 내 영화관으로 확대하고, 상영횟수도 지난해 1차례에서 이전처럼 2~3차례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는 개·폐막식과 부대 행사 없이 영화 상영만 진행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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