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면죄부’ 발행 이준석엔 ‘비판’ “의원직 사퇴” 선언 윤희숙엔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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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희숙 의원의 손을 잡고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발 ‘부동산 폭탄’이 떨어진 국민의힘이 25일 엇갈리는 두 장면에 울고 웃었다. ‘여당보다 강한 조치’를 공언했다가 의혹을 받는 12명 의원 중 절반에게 ‘셀프 면죄부’를 준 이준석 대표의 ‘현실 타협’은 당 안팎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반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당으로부터 ‘관련 없음’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날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의 ‘비타협’에 대해서는 “신선한 충격”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강한 조치는 공염불” “용두사미” 질타
윤 의원 행보엔 “신선한 충격” 등 평가
“부친 땅 매입 몰랐을 리 없다” 의혹도

이 대표의 ‘작전상 후퇴’에 대해서는 25일에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다. ‘내로남불’ 역풍을 의식해 비판에 몸을 사리던 더불어민주당도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꿔 이 대표를 맹폭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6명 탈당 요구·제명처분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머지 6명은 살린다는 뻔한 수”라며 “이준석 대표가 약속한 ‘여당보다 강한 조치’는 공염불이 됐다”고 비판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읍참마속이 아니라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에서 의혹이 제기된 12명 모두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강수를 고려했으나 ‘소명이 가능한 사례는 빼자’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를 논의 끝에 수용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한 대응을 천명했다가 후퇴하는 한이 있어도 억울한 분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여러 정무적 요인으로 인해 자신이 수차례 공언한 약속을 뒤집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개혁성을 앞세운 젊은 리더 이준석의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윤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의 강력한 만류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염치와 상식의 원칙을 지켜온 제가 염치를 지키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며 대선 경선 후보 사퇴와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정치인들은 다 그러려니’ 하면서 도덕성과 자질에 대해 포기하기 때문에 보통의 시민들보다 낮은 도덕성을 가진 대선 후보가 나오는 것”이라며 “저는 꺾이지만 제가 가는 모습을 보고, 정치인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평가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익위가 지목한 여야 현역 24명 대다수가 당내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조차 억울하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윤 의원의 행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잘 하셨다. 나중에 더 크게 쓰일 것”이라고 했고,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감동이 사라져버린 한국 정치에 죽비를 때리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이 세종 소재 연구원(KDI)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어떤 연고로 부친이 세종시에 3000여 평이 되는 땅을 사느냐”고 윤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매매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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