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을 메타버스 교육 메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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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부산교육대학교 전 총장

“학교도 공부도 마인크래프트 세상에서 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과의 만남을 위해 방문했던 부산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화다. 이 아이를 이해해 보려 제자의 도움으로 ‘초통령 게임’(초등학생 게임 대통령)인 마인크래프트를 몇 번 해 봤지만 기성세대에게는 아이들마냥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무엇이 이 아이들이 그렇게 재밌게 몰두하게 하는 걸까. 학교 수업에 적용하면 이만큼 집중할까?

‘내일 면접입니다. 우리 회사 메타버스에서 만납시다.’ 최근 기업에선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LG, 현대, 하나은행 등 굴지의 기업에서 면접과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내 포털 회사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에 가상 연수원을 만드는 방식이다. 또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크게 늘며 가상 사무실 공간을 재현한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끼리 회의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100% 가상으로 된 공간을 실제 현실과 융합해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메타버스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어느샌가 아이들과 젊은 세대는 가상과 현실을 동일시하는 데 익숙하다. 그만큼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왔다. 일상화된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팬데믹에 대응한 언택트 교육의 성공적인 학습방법으로 매타버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한 쌍방향의 화상 수업을 넘어, 마치 학교의 교실에서 선생님의 다양한 감정과 수업내용에 반응하고, 친구들과도 재밌게 놀이집단을 만드는 가상의 디지털 학교 세계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는 물론, 블록체인 기술까지 결합해 어찌 보면, 메타버스가 현실의 학교보다 더 정교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각한 기초학력 저하와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이같이 학교 메타버스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이 제공된다. 비단 유·초·중·고 교육뿐만 대학교육과 직업 훈련은 물론, 고도화된 의료, 정밀 기술 등 모든 것이 메타버스를 통해 가능해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타버스는 더욱 고도화되고 하나의 디지털 현실 문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지금 우리 부산교육은 메타버스에 기반한 기술적, 시대적 요구를 하루빨리 녹여내기 위한 정책적 선택과 과감한 실천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제2의 도시, 교육도시 우리 부산이 고질적인 동서 교육격차 문제와 교육인프라의 낙후 등 오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 만족도가 낮아 매년 고교 졸업자 1만여 명 이상이 다른 지역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 대학 졸업자 4명 중 3명은 타지로 취업하고 있다.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 역시 침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 나는 그 단초를 마인크래프트에 몰두하고 있는 천진난만한 초등학생에서 찾았다. 가상에서 ‘자유도’ 높은 아바타가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학습해가는 솔루션이 흥미 있고 몰입도 높은 수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부산시가 선제적으로 교육, 의료, 기술 등 가능한 공적 영역부터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인적·물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서부산권의 주요 사업인 사상공업지역 재생사업을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부산의 젊은이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부산발 메타버스 혁명을 만들어 내야 한다. 부산을 고도화된 메타버스 기술의 중심이자 교육혁신의 메카로 발돋움토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1의 교육도시이자 인재 양성과 유입되는 부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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