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대신 ‘뜨는 에너지’로… ‘선보’의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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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 조선기자재기업 중 하나인 선보유니텍(주)이 5년여 ‘오픈 이노베이션’ 결과로,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선보유니텍은 그린에너지 분야 4개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을 확정하고, 5년 내 그린에너지 종합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을 꾀한다. 선보의 이 같은 모델은 미래산업 전환을 모색하는 지역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기업들에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대표 조선기자재 기업
5년 내 ‘미래 산업 전환’ 시동
내달 ‘수소 부문’ 사업 참여 발표
5년간 노력으로 ‘세팅 완료’

선보유니텍은 “2015년 조선업 구조조정 위기가 닥친 후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선보유니텍 내부 신사업기획팀이 빠져나가 2016 2월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설립했다”면서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산업 트렌드를 읽고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선보유니텍과 함께 사업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고, 5년여 노력의 결과물로 세팅이 완료돼 신사업의 본격 가동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선보가 그린에너지로서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분야로 찾아낸 밸류체인은 크게 4가지다. △‘엘켐텍’ 기업 투자와 협업, 풍력 등의 여유 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수전해 시스템 △‘FES’ 기업 투자와 협업,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진일보한 세계 최고 기술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 △‘WRS’ 기업 투자와 협업, 폐기물 1300도 완전연소로 유해물질 없는 에너지 생산 △‘카본밸류’ 기업 공동 설립,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그것이다.

선보유니텍은 이 같은 새 비전을 다음 달 서울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울산국제수소에너지전시 등에서도 발표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린수소 수전해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 설계 단계에 있고 올 11월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이미 1기는 수주가 이뤄졌다. 선보유니텍은 3년 내 1000억 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보유니텍 김청욱 대표는 “선보유니텍이 조선과 플랜트 분야에서 축적한 엔지니어링과 제작 등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가진 핵심기술을 시스템화하고 사업화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를 하고,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을 하면 선보유니텍이 이를 사업화하는 형태다. 재무적인 투자만 하거나 기술을 헐값에 사들이는 게 아니라 파트너 관계로 함께 성장하는 형태다.

선보유니텍의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은 신사업을 찾거나 사업 전환을 꾀하려는 지역 기업들에도 상당히 유효한 방식으로 보인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공동대표는 “이번 사업 전환은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선두 격으로 실현해 낸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사업 구조변경의 방법론에 있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역량과 외부 역량을 합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내부 역량이 부족하지만 산업 전환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는 이상적이고도 적합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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