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부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이 마무리 됐다. 이어서 개막한 2020 도쿄패럴림픽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열린 도쿄올림픽과 도쿄패럴림픽은 많은 우려와 잡음 속에 진행됐지만 선수들의 도전 의지마저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메달 지상주의가 많이 사라져 눈길을 끌었다. 금메달이 아니라는 이유로 마치 죄인처럼 눈물을 흘리던 예전과 달리 메달이 없어도 최선을 다한 도전에 선수들은 기뻐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양궁 남자 개인전에 나선 김우진은 8강 탈락한 후 ‘충격적인 결과’라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나 바뀔 수 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MZ세대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나섰는지 잘 보여준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역시 달라졌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고된 훈련을 견디고 어려운 도전에 나선 끝에 최상의 결과를 얻으며 목에 메달을 건 선수들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더불어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그 땀방울의 가치만으로 격려와 응원이 돌아왔다.

아시아 최초 수영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황선우, 높이뛰기에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4위를 기록한 우상혁 등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한 선수들에게 사람들은 열광했다.

반면 부산시 체육회의 포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시 체육회는 펜싱 남녀 에페 단체전에서 은·동메달을 딴 부산시청 소속 송세라, 마세건에게 포상금 수여했다. 달라진인식과 달리 시 체육회는 메달 위주의 사고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비록 메달은 없지만 부산 출신으로 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 많다. 부산체고를 졸업한 다이빙의 우하람은 한국 최초로 4위를 기록했고, 해운대구청 소속 하지민은 요트에서 한국 최초 7위를 기록했다. 부산대 출신 가라테의 박희준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올림픽을 위해 자비를 털어 선발전을 치르고 도쿄로 향했다. 모두 메달리스트 못지 않은 위대한 도전과 성과를 보여줬다. 게다가 우하람은 전국체전에 부산대표로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나는 부산의 프랜차이즈”라고 자부하지만 이번 올림픽의 성과에 대해 시체육회는 어떻게 화답했는지 의문이다.

경쟁력 있는 종목의 격려와 지원도 체육회의 고유 업무이지만 비인기 종목의 육성, 새로운 경쟁 종목의 발굴도 항상 돌아봐야 한다. 이번 올림픽으로 확인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에 시 체육회가 답을 할 차례다.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