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86. 칼리 우치스 ‘Sin Meido(Del Amor y Otros Demonions)’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칼리 우치스(Kali Uchis)는 ‘Karly-Marina Loazia’가 본명인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12년 데뷔 믹스테이프 ‘Drunken Babble’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그는 현재 가장 촉망받는 아티스트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콜롬비아 페레이라 출신으로, 칼리 우치스는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잠시 콜롬비아에서 머물렀기도 했던 그는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상당히 어려웠던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졌지요.

최근 몇 년간 그래미 등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장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경향과 마찬가지로, 칼리 우치스 역시 유명 아티스트들 앨범에 참여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요.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의 ‘Get You’,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See You Again’ 등에 참여합니다. 올해 그래미 베스트 댄스 레코딩 부문을 수상한 케이트라나다(Kaytranada)의 앨범에는 ‘10%’로 함께하며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은 트랙으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밴드 ‘프리 내셔널(Free National)’, 래퍼 맥 밀러(Mac Miller)와 함께한 ‘Time’은 맥 밀러가 세상을 떠난 후 공식적으로 발매된 첫 사후 작품입니다. 칼리 우치스는 이를 통해 맥 밀러의 팬을 비롯해 많은 음악 매니아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더 널리 알리게 됩니다.

칼리 우치스는 2020년 ‘Sin Meido(Del Amor y Otros Demonions)’,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랑과 악마에 대한 두려움 없이’라는 타이틀의 정규앨범을 발매합니다. 이 앨범이 특이한 점은 스페인어를 전면으로 내세웠다는 것입니다. 디스코와 일렉트로닉 그리고 리듬앤블루스 등의 가장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음악들에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가 등장하는 것이지요.

영어 가사가 아닌 라틴 팝과 댄스 음악은 현지를 비롯해 북미에서도 오랫동안 영향력을 가져왔습니다. 지역과 인구 분포의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기에 지역의 영향력에 비해 국내에서는 다소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라틴 팝이나 댄스는 분명 서구 팝의 장르 음악과 궤를 같이 하지만, 북미와는 다른 특유의 색깔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이 음반을 언어 때문에 라틴 팝과 댄스 음악의 궤도에 두는 음악 애호가들도 있지만, 이 앨범은 걸출한 기량으로 장르의 영역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상의 명확한 성과를 드러냅니다. 라틴 팝과 댄스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그것이 향취가 강한 지역적 색깔을 벗어나 현재 팝의 현재성과 상징성을 높은 완성도로 보여줍니다.

최근 등장하는 신인 싱어송라이터 중 칼리 우치스는 보컬리스트로서도 가장 탁월하고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합니다.신인 아티스트들이 대중음악의 한계를 각자의 관심 영역에서 확장해 가듯 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기량을 한껏 펼치고 있습니다.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