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이은 전통의 맛" 동해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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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를 쫙 빼 오히려 고소한 붕장어회.

기장군 일광면 칠암리 문오성길은 재미있게 생긴 등대 즉 야구등대와 갈매기등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방파제 일대에는 지역 주민들이 펼쳐놓은 미역, 생선 등이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문오성길은 붕장어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칠암회촌’으로 유명하다.

추화일 대표가 운영하는 ‘동해횟집’은 1970년에 문을 열어 칠암회촌에서 가장 오래 된 식당이다. 어머니에 이어 추 대표, 그리고 그의 아들까지 벌써 삼대 째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1970년 문 열어
3대째 영업 중
양배추·콩가루와
섞어 먹는 회는
고소함 그 자체
숯불에 구워 낸 구이
불향 더해져 별미

추 대표는 원래 대학교를 졸업한 뒤 회사에 다녔다. 직장에 묶여 일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았던 그는 사표를 내고 바로 고향에 내려왔다. 20대 중반의 혈기왕성한 나이였던 그는 어머니 횟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20여 년 전에는 가게를 물려받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해횟집의 대표 메뉴는 붕장어회와 붕장어구이다. 붕장어에는 기름기가 매우 많아 여름철에는 쉽게 상할 우려가 있다. 과거에는 손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고기의 기름기를 제대로 빼내지 못했다. 추 대표는 “이제는 기계로 작업을 한다. 기름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위생 문제는 없다. 기름기가 줄어들었지만 고기는 더 고소해졌다”고 말했다.

동해횟집은 해저 70~100m에 구멍을 뚫어 퍼 올린 바다 지하수를 수족관 물로 사용한다. 25년 전 추 대표의 어머니가 600만 원을 들여 개발한 지하수다. 여름에는 언제 바다에 적조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그때는 해수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지하에서 퍼 올린 물을 써야 한다.

동해횟집을 포함해 칠암회촌에서는 붕장어회를 먹는 방법이 독특하다. 잘게 썬 양배추, 콩가루와 함께 그릇에 담아 초장을 섞은 뒤 생미역에 싸서 먹는다. 원래 고소한 맛이 특징인 붕장어에 콩가루까지 적당히 섞었으니 고소함은 서너 배 더 강해진다. 여기에 동해횟집 특유의 초장 맛까지 더해져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구이는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구워낸 고기다. 붕장어는 식당 밖에서 굽는다. 식당 입구에 고기를 굽는 시설을 마련해 놓았다. 안에서 구우면 냄새가 심하기 때문이다. 구이에 사용하는 초장은 붕장어회를 찍어 먹는 초장과는 제조 방법이 다르다. 칠암회촌의 식당마다 초장 비법은 다 다르다. 그래서 맛도 조금씩 다르다. 숯불에 구운 붕장어는 부드럽고 고소한데다 ‘불향’까지 더해져 계속 먹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자극을 준다.

추 대표는 “붕장어는 양식을 할 수 없다. 또 특정한 계절에만 나오는 게 아니라 1년 사시사철 잡을 수 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이다. 칠암회촌에서 붕장어 맛을 보면 시내에서 먹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해횟집/부산 기장군 일광면 문오성길 531. 010-5222-6905. 붕장어회 4만 5000~9만 원, 붕장어구이 4만 5000~9만 원, 모둠회 6만~8만 원.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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