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부울경 메가시티] 광역철도 출퇴근·어디서든 닥터헬기… 800만 ‘삶’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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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산·울산·경남 시·도민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특별지방자치단체, 그러니까 흔히들 ‘부울경 메가시티’라 부르는 것으로 세 광역자치단체가 한데 묶이는 것이다.

울산에 자리 잡은 부울경 메가시티 합동추진단에서는 부산시와 울산시, 경남도에서 파견된 공무원 25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메가시티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인구 800만 명에 달하는 부울경의 ‘메가시티 동행’은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며, 부울경 메가시티 속 시·도민의 삶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부울경이 ‘메가시티호’에 순조롭게 녹아들도록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세 지자체의 기획조정실장을 지난 6일 부산시청에서 만났다. 행정안전부에서 동고동락하다가 부울경에서 제각각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부산시 김선조 기획조정실장과 울산시 안승대 기획조정실장, 경남도 조영진 기획조정실장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울경 메가시티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실장은 지역 발전 분야, 안 실장은 지방행정, 조 실장은 지방 재정·세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수시로 연락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다.

“쉽게 예를 들어 볼게요.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닥터 헬기’를 부울경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건 어떨까요. 3개 시·도가 일일생활권이 되려면 광역 버스, 광역 철도 등 광역 교통을 운영해야 할 텐데, 광역교통공사를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요. 광역 도시 계획, 인재 채용도 함께 하고, 해외 사무소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겠지요. 지금은 부울경이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지만, 그렇게 가까워지면 자연사박물관 같은 공동 프로젝트도 할 정도로 의기투합할 수 있는 겁니다.”

메가시티 시대가 오면 시·도민이 느끼게 될 변화를 화두로 올렸더니, 울산시 안승대 실장부터 이처럼 이야기를 술술 풀기 시작했다. “유엔이나 유럽연합(EU) 아시죠? 국가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함께 협력해야 할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지요. 그걸 도시 개념으로 적용시킨 것이 특별지방자치단체, 메가시티라 보시면 됩니다.”

경남도 조영진 실장도 거들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광역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이 가능한데, 지금 창원 등지에서 부산에 직장을 구하면 부산으로 이사를 올 수밖에 없습니다. 메가시티가 출범하면 경남 청년들이 부산에 버스나 열차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더 수월하게 추진될 수 있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도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질 겁니다.”

‘맏형’인 부산시 김선조 실장은 “부울경의 지방 사무를 단순히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떡시루를 창조하는 것이며, 규모의 경제를 이뤄 시·도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메가시티가 이끌 행정적인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부울경과 국가의 일을 위아래에서 받아 새로운 역할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부울경이 메가시티로 힘을 합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세 시·도가 따로 협의하던 광역 교통 등 사무를 특별지자체가 맡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세 시·도의 고유 업무가 사라지는 건 아니죠. 여기에 더해 국가 사무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별지자체의 행정이 계속 확대되면 언젠가 부울경이 하나의 시·도로 행정 통합까지 갈 수도 있겠지요.”

부울경 기획조정실장 3인은 이런 과정이 결국 대한민국을 제대로 된 자치분권, 균형발전 국가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 실장은 “전국이 초광역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앞선 부울경이 대한민국 최초의 특별지자체를 탄생시킬 것이고 국가의 지원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역량을 키운 지역이 직접 수도권 일극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을 이끈다는 의미가 정말 크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도 “부산시는 정파를 떠나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에게 균형발전의 정당성을 전하고, 수도권의 떡을 나눠주는 게 아닌 새로운 떡시루를 만들어내는 것이 균형발전이라는 점을 국민들이 공감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 실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을 위해 시·도민의 협력과 지지를 호소했다. “부울경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부울경이 손을 잡고 이 모든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800만 시·도민께서도 힘찬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박세익·안준영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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