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실업률 25%·전세대출 급증… 청년세대 ‘암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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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들의 경제활동이 부진하고, 체감 실업률이 25%를 넘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원하는 일자리를 못찾아 실업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부분이다. 또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뛰어 오르고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청년들의 전세대출 규모가 59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깝지만 매우 냉정한 청년들의 현실을 지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금융감독원
구직단념자 5년새 18% 늘어
20대 6월 전대 잔액 24조 원
2017년 대비 5.6배나 증가

■청년 체감실업률 25% 넘어

전경련 소속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고용시장 특징을 △청년실업 △여성 경력단절 △자영업 포화 △성장 멈춘 중소기업 △정규직 과보호로 정리했다.

이 가운데 한국의 청년(만 15~29세) 고용률은 42.2%로 주요 5개국(G5) 평균 56.8%보다 14.6%포인트 낮았다. 이는 우리 청년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란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우리 청년들은 ‘취준생’ 기간이 길어 다른 나라보다 경제활동참가율이 저조한 편이다. 실제 한국(46.4%)은 G5 평균(62.5%)에 한참 못 미쳤다.

또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이르고 청년 구직단념자도 2015년 대비 2020년 18.3% 증가해 21만 9000명에 이르렀다. 청년들의 구직 단념 이유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33.8%로 가장 많았다.

이와 별도로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대기업 수가 G5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경쟁력이 높다고 알려진 독일은 1만 개 기업 중 44개가 대기업이지만 한국은 9개였다. 대기업 수가 적다 보니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86.1%로 G5 국가 평균 53.6%에 비해 크게 높았다.



■20~30대 전세대출 59조 원 급증

이런 가운데 청년층의 전세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월 52조 8189억 원이었던 전체 전세대출(잔액기준)이 2021년 6월 현재 148조 5732억 원에 달했다. 5년새 95조 7543억 원이나 증가한 것.

특히 20~30대 청년층 전세대출이 급증했는데 전체 전세대출 증가액의 61.5%를 차지한다. 20대의 경우 이 기간에 4조 3891억 원에서 24조 3886억 원으로 5.6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나눈 전세대출 평균 증가율의 배에 달하는 수치다. 30대도 24조 7847억 원에서 63조 6348억 원으로 38조 8501억원이 늘어 전 세대 중 가장 금액이 많이 늘었다.

1인 가구가 급증했고 집값 상승에 따라 자가 마련이 어려워진 현재 부동산시장 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보증금이 오르는 등 전세난이 심해진 것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조 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청년들과 ‘내집’을 마련한 청년 사이의 자산격차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세대출마저 규제한다면, 무주택 청년의 주거는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이주환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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