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아니라고요? ‘D.P.’는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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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 가혹행위 등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병영 내 가혹행위와 부조리가 고스란히 담긴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흥행하고 있다. 군은 이례적으로 드라마에 대해 “병영문화가 많이 개선됐다”고 언급했지만, 괴롭힘을 당한 해군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관련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군대 내 가혹행위·부조리 다뤄
2030 군필자 중심 큰 호응 얻어
국방부장관 “병영문화 개선 중”
해군 일병 휴가 나와 극단 선택
2019년 기준 군무이탈 115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D.P.에 묘사된 군내 가혹 행위에 관련해 “조금 극화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지금은 병영문화가 많이 개선 중이고 전환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한 드라마인 D.P.는 군무 이탈 체포조(DP)가 탈영병을 쫓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가 군부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 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군필자 등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흥행에 따라 병영 내 부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자 이례적으로 군이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군 해명과 달리 최근에도 병영 사고는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해군 강감찬함에서 선임병 등으로부터 구타, 폭언, 집단따돌림을 겪은 정 모 일병이 휴가 중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월 발생한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실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공군 관련자도 형사 처벌을 피할 전망이다.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군무이탈(탈영) 입건은 가장 최근 수치인 2019년 기준 115건이다. 640건에 달했던 2013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년 100건 넘는 탈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가혹행위 또한 여전히 근절됐다고 보긴 어렵다. 인권위가 2019년 발표한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1181명 중 8%가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욕설 등 언어폭력(7.7%), 부당한 얼차려(1.9%) 등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가혹행위 등 병영 사고가 끊이질 않자 군 내 부조리 문화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2030세대의 성토가 잇따른다. 지난해 해군을 전역한 김 모(23) 씨는 “처벌 사례가 많아지자 직접적인 구타 대신 폭언이나 성희롱 등으로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격오지나 산간 지역, 함선 같은 폐쇄된 곳은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예비군 최 모(32) 씨는 “최근 장병들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는 데도 국방부가 ‘지금은 바뀌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안일한 것 같다”며 “군부대 안 가혹행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현역 장병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간부들이 부대 운영을 편하게 하기 위해 부조리를 암묵적으로 용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동기가 이병이던 시절 선임병의 구타 행위를 간부에게 보고했는데, 분리 조치 없이 신고한 병사 앞에서 일부러 선임을 기합 주는 것도 봤다”는 글을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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