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코로나 학번’ 100명 중 6명이 캠퍼스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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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대학알리미 자료 분석

지난해 부산지역 대학에 입학했던 이른바 ‘코로나 학번’ 신입생 100명 중 6명은 캠퍼스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지역 국립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는데,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을 위한 ‘반수’가 주된 이유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은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신입생 중도탈락 학생수와 비율 등을 분석한 자료를 12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34만 9384명 중 2만 3971명이 캠퍼스를 떠나 중도탈락 비율은 6.9%로 나타났다. 중도탈락 이유로 자퇴가 2만 1226명(88.5%)으로 가장 많았고, 미등록이 2433명(10.1%)이었다. 재적생 대비 전체 중도탈락 학생 비율은 4.63%로 2019학년도 4.64%에 이어, 대학알리미에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7학년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부산 15개 4년제 6%로 나타나
영산대 양산캠퍼스 22%로 최고
부경·부산대 등 국립대 평균 이상
‘반수’ 통한 서울 상위권 진학 의도
전국 신입생 중도 탈락률 6.9%

부산지역 15개 4년제 대학에서는 전체 신입생 3만 5802명 중 2169명이 이탈해 중도탈락 비율 6%로 나타났다. 대학별로 보면 영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전체 신입생의 22%, 해운대캠퍼스에서 9%가 학교를 그만둬 중도탈락 비율이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부경대가 8.2%, 부산대 7.9%, 부산외대 6.1% 순으로 신입생 중도탈락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고신대 4.7%, 동의대 3.9%, 부산가톨릭대는 3.5%에 그쳤다.

지역 내 사립대의 신입생 중도탈락 비율이 5%대 안팎이라는 점에서는 영산대의 사례는 이례적이다. 영산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캠퍼스를 떠나는 이유를 대학에서 확인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학이 부산의 외곽에 있기 때문에 교통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국립대 신입생의 중도탈락 비율이 대다수의 사립대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학생들이 반수를 통해 서울의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시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학교에 가지 못한 날도 많아 학교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신입생들의 중도탈락을 부추겼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소재 대학에서 더 두드러졌다. 서울 소재 대학의 신입생 중도탈락 비율은 8.1%로 부산보다 2%포인트 높다. 중도탈락 비율이 10% 이상인 곳은 서강대(11.8%), 중앙대(10.3%), 한국외대(10.2%) 등으로 나타났다. 5% 이상인 곳도 성균관대(9.4%), 한양대(8.9%), 경희대(8.4%), 고려대(6.2%), 연세대(5.4%) 등 상위권 대학들이 대거 포진했다. 서울대조차도 87개 모집단위 중 신입생 중도탈락 비율이 10% 이상인 곳이 7개로 이 중 생물교육과가 27.3%로 가장 높았다. 뿐만아니라 의학계열에서도 건양대 의예과(10.7%), 단국대 의예과(15.0%), 대구가톨릭대 의예과(11.1%), 을지대 의예과(10.2%), 조선대 의예과(10.1%) 등에서 신입생 중도이탈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이는 신입생들이 서울 최상위권 대학 의대로 재입학하기 위해 대거 반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시교육청 권혁제 중등교육과장은 “지역거점국립대에 입학생도, 수도권 대학에 들어간 학생도 조금 더 노력한다면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반수를 선택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진로교육에는 소홀히 하고 아직까지 학벌 때문에 국가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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